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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런이 안죽은 이유?…스핀오프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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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드라마 '비밀의 숲'의 조연 서동재 검사(이준혁 분)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스핀오프 신작 '좋거나 나쁜 동재'. 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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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K콘텐츠는 '황금알'을 낳는다. 본편의 흥행에 그치지 않고 세계관 확장을 통해 그다음 작품도, 그다음다음 작품도 대박으로 이끄는 지식재산(IP)의 선순환이다. 전작의 흥행 요소를 토대로 세계관을 확장하고 참신한 캐릭터를 선보이는 '스핀오프' 드라마가 방송가의 새 성공 방정식으로 떠올랐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좋거나 나쁜 동재'는 인기 드라마 '비밀의 숲' 시즌 1·2의 조연 캐릭터 서동재(이준혁 분)를 중심으로 새롭게 전개되는 스핀오프 드라마다. 본편은 주인공 검사 황시목(조승우 분)이 검찰 비리 등의 굵직한 이슈와 의문의 강력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을 다뤘다. 서동재(이준혁 분)는 스폰서를 끼는 등 비리를 일삼아 황시목과 대립하면서도, 수사에 도움을 주기도 했던 다면적 캐릭터. 화려한 언변으로 아부를 일삼고, 쉴 새 없이 큰 눈알을 도르륵 굴리며 제 살길을 찾는, 애증의 감초 역할이다.

이번 스핀오프 작품은 '스폰 검사'라는 과거에서 벗어나 현재로 인정받고자 하는 그의 생존기를 그린다. 비밀의 숲 극본을 쓴 이수연 작가가 크리에이터로 참여했다. 본편 추리 장르의 매력에 더해 기회주의적인 서동재의 '웃픈'(웃기면서도 슬픈) 블랙코미디 연기가 조화를 이뤄 호평받고 있다. 지난 14일 공개된 직후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중 공개 첫 주 유료 가입 기여자 수 1위를 기록했다.

이 작가는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열린 오픈토크 행사에서 "제작사에서 먼저 '동재란 캐릭터가 매력 있는데 단발성으로 끝내기 아깝지 않냐'고 제안해주셨다"며 "('비밀의 숲' 등장인물 중 스핀오프 주인공을) 누구로 할까가 아니라, 처음부터 동재였다"고 밝혔다.

이 작가는 "사실 동재는 주인공의 앞길을 조금씩 방해하는 얄미운 캐릭터 정도로 끝낼 수 있었는데 이준혁 배우가 캐릭터 분석을 굉장히 열심히 해오더라"며 "그때부터 저도 이 캐릭터를 함부로 대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며 임했다"는 뒷이야기도 전했다.

스핀오프란 흔히 말하는 속편이나 외전과도 다른 개념이다. 흔히 속편은 전편에서 이어지는 이야기, 외전은 본편에서 다 못 다룬 뒷이야기를 다룬다면 스핀오프는 본편에서 파생된 새로운 캐릭터나 이야기로 전개된다.

앞서 연상호 감독이 연출한 영화 '부산행'(2016) 이후 나온 애니메이션 '서울역'(2016), 넷플릭스 영화 '반도'(2020)가 대표적 예다. 작품마다 겹치는 등장인물은 없지만 좀비 떼가 창궐하는 한국이라는 동일한 설정을 공유한다. 최근 디즈니+에서 공개된 시리즈 '폭군'은 영화 '마녀'를 확장한 경우다. 티빙은 배우 신민아 주연 시리즈 '손해 보기 싫어서' 속 조연 커플을 주연으로 한 2부작 스핀오프 '사장님의 식단표'를 선보였다. 이 밖에도 넷플릭스는 영화 '길복순'의 스핀오프 '사마귀'를, 스튜디오X+U는 시리즈 '노 웨이 아웃'의 스핀오프 '미스터 스마일'을 제작 중이다.

자칫 속편 1, 2, 3으로 숫자만 늘려갈 경우 '우려먹기' 논란 속에 시청자 외면을 받기 십상이지만, 스핀오프는 새로움을 더해 논란을 피해 간다. 성공적인 본편의 팬덤을 이어받고 익숙한 세계관을 확장해 흥행 리스크도 줄여준다.

방송 예능계에선 '스핀오프'를 더 자주 활용해왔다. 나영석 PD 연출로 배우 이서진·정유미 등이 해외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리얼리티 '서진이네'는 앞서 배우 윤여정이 출연한 '윤식당'의 스핀오프다. 2021년, 2023년에 방영돼 스트리트 댄스 붐을 일으킨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는 이후 10대 고등학생 댄서들이 출연하는 '스트릿 걸스 파이터', 남성 댄서·무용수를 대상으로 하는 '스트릿 맨 파이터' '스테이지 파이터' 등으로 이어졌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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