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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벌집 쑤신 중앙지검 국감…'김건희 주가조작 무혐의'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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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기자(daramji@pressian.com)]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대통령 영부인을 무혐의·불기소 처분한 서울중앙지검이 공교롭게도 그 발표 이튿날 국정감사를 받았다. 감사 내내 '김건희 불기소'는 도마에 올랐다. 야당은 김 전 대표의 불기소를 내린 검찰을 비판하며 "대한민국 검찰이 '김건희 여사 로펌'"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여당은 "이재명 대표 사건은 정치 보복이고 김 여사 사건은 유죄라고 여론재판을 한다"고 맞섰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18일 국회에서 서울중앙지검 등 수도권 검찰청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민주당 이성윤 의원은 "2024년 10월 17일은 검찰 역사상 가장 치욕스러운 날이자, 검찰 사망선고를 한 날"이라며 "용산 정권에게는 잠깐 칭찬 받을 수 있을지 몰라도, 우리 검찰이 국민으로부터 영원히 버림받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본다"며 '김건희 불기소'로 검찰을 비판했다.

민주당 전현희 의원도 "대한민국 검찰이 '김건희 여사 로펌이다'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며 전날 검찰의 불기소 처분 브리핑을 두고는 "4시간 검찰 브리핑은 변호사가 최후 변론 요지서 낭독하는 것 같았다"고 비꼬았다.

민주당 이건태 의원은 "결국 중앙지검은 김 여사의 명품백·도이치모터스 의혹에 모두 무혐의 처분을 했다”며 "검찰은 대통령 부부를 방위하는 친위수비대, 중전마마를 보위하는 신하, 김 여사가 만든 온갖 쓰레기를 치워주는 해결사로 전락했다"고 힐난했다.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은 "이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권오수(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와 김건희 피의자의 의사소통, 즉 시세조종 공모를 확인하는 것인데 관련 압수수색은 하지 않았다"며 "그것도 안 하고 지금 수사를 제대로 했다고 발표하느냐"고 지적했다.

'거짓 압수수색 청구' 논란도 있었다. 전날 검찰이 4시간에 걸쳐 불기소 처분의 이유를 설명하며 "2020년 11월 (김건희 전 대표에 대한) 휴대전화와 사무실 등에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는데 다 기각됐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날 법사위에서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은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한 적 없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일었다.

법사위원장인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그런데 왜 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됐다고 발표한 건가. 거짓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고, 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비난했다. 이 지검장은 "사후 보고를 받았다. 제가 있을 때는 아니고 2020년, 2021년에 있었던 일"이라며 "(김 전 대표 개인이 아닌) 코바나콘텐츠 관련해서 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이 됐다"고 해명했다.

반면 국민의힘 박준태 의원은 "증거가 차고 넘치는 이재명 대표 사건에는 '정치 보복이니 당장 멈추라'고 하면서 김 여사에 대해서는 야당 정치인 전체가 나서 유죄가 확실하다며 여론 재판을 하고 있다"며 "김건희 여사는 무조건 유죄이고 검찰이 기소해야 한다'고 이렇게 답을 정해놓고, 뭘 해도 문제고 잘못됐다고 이야기한다"고 비판했다.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은 '김건희 불기소'에 대해 "많은 분이 이 사건을 기소하는 게 저에게 훨씬 좋다는 말씀들을 하셨다"면서도 "결국 검사는 기록을 보고 증거와 법리에 따라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무슨 누구를 돕거나 봐주려는 생각이 전혀 없다. 만약에 그렇게 하면 금방 드러난다"며 "수사팀 의견을 듣고 합리적이라고 생각해서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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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이 18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검, 수원고검, 서울중앙지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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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은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검사 탄핵'을 '갑질'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22대 국회 들어 특히 다수 야당에 의한 국회 갑질이 너무 심하다. 각종 특검법과 탄핵안을 남발하고 있다"며 "검사 탄핵이야말로 대한민국을 무너뜨리는 못된 국회 갑질 중의 갑질"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국감장에 출석한 지검장들도 검사 탄핵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김유철 수원지검장은 지난 2일 열린 박상용 검사 탄핵소추 조사 청문회에 대해 "공정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이창수 중앙지검장도 "재판에서 다뤄야 할 문제가 이렇게 다뤄지는 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김 지검장은 "(박 검사) 탄핵 사유의 핵심은 회유와 압박이 있었느냐의 여부인데, 그 사실을 제일 잘 아는 분들이 이화영 피고인의 변호인이었던 설주완, 이 모 변호사였다"며 "그 두 분이 청문회 때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은 것은 공정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더군다나 그분 중 한 분은 (당시) 민주당 법률위원회 소속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야당은 이날 법사위에서 오는 25일 법사위 종합감사에 심우정 검찰총장을 증인으로 추가 채택했다. 김 전 대표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부실 수사 논란을 따져묻겠다는 것이다. 당초 법사위 종합감사 대상으로 법무부, 법제처, 대법원 등 6개 기관만 포함돼 있었으나 김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무혐의 처분이 나면서 대검찰청까지 종합감사에 포함되게 됐다.

증인 채택 표결은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등 야당 의원 11명 찬성표로 두 안건 모두 가결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모두 반대표를 던졌다. 박준태 의원은 "검사들의 상징적인 인물인 검찰총장 탄핵을 추진해서 민주당을 건드리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려는 것 아닌가"라며 "그럴 거면 그냥 탄핵하라. 국정감사라는 엄정한 제도를 악용하는 것으로밖에 안 비쳐진다"고 반발했다.

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누구는 작은 것 하나로 다 기소하고, 수백 번 압수수색하지 않나"라며 "누구는 주가조작으로 온 세상이 다 알고 재판 과정에서 통정매매 계좌가 다 나올 뿐 아니라 서로 주고받은 이야기가 나오는데 검찰이 이걸 무혐의 처분한다"고 했다. 이어 "검찰총장이 이 핑계, 저 핑계 대며 (법사위에) 나오지 않는다. 그러니 우리가 절차라도 밟아서 나오게 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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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검, 수원고검, 서울중앙지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이 고성을 주고받으며 다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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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기자(daramji@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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