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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9 (토)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네타냐후 총리, 하마스 수장 사망에도 “전쟁은 계속된다”···난감한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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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18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시에서 비행기가 떨어뜨리고 간 식량 등 구호물품을 받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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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고지도자 야히야 신와르를 사살하고도 팔레스타인과 전쟁을 계속할 뜻을 내비쳤다. 신와르의 사망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휴전 협상의 새 동력으로 삼으려던 미국은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이스라엘군은 신와르를 사살한 이튿날인 18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의 난민 캠프를 공습했다. 팔레스타인은 이 공습으로 21명의 여성을 포함해 최소 33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하마스 수장의 사망을 계기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휴전 모멘텀을 만들려고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신와르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성명을 통해 “정치적 해결을 위한 기회가 왔다”고 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전쟁을 끝낼 기회가 왔다”고 했다.

반면 이스라엘은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 가자지구 폭격을 이어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이제 우리가 전쟁을 끝내지 않겠다고 고집한 이유가 국내와 전 세계 모두에게 분명해졌다”면서 수년간 가자지구 공습을 계속할 뜻을 밝혔다.

이스라엘 매체 하레츠는 18일(현지시간) “네타냐후 총리가 신와르의 죽음을 이용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장기 집권을 위해서라도 전쟁 승리를 통한 가자지구 점령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네타냐후 총리는 뇌물수수, 사기, 배임 등 혐의로 재판받고 있다. 재판을 최대한 지연하고 구속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전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휴전 조건을 둘러싼 미국과 아랍국가, 이스라엘의 견해 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미국은 휴전한 이후 가자지구 평화 유지와 재건에 아랍국가들이 참여하는 방안을 고려해왔다. 아랍국가들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하고 팔레스타인을 주권국가로 인정해야 재건에 참여한다는 입장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의 군사적·정치적 세력 파괴와 인질 귀환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네타냐후 총리와 그의 우익 연정세력은 ‘팔레스타인 주권국가’라는 개념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관건은 인질 협상 타결 여부다. 미국 CNN은 이스라엘군이 신와르 시신을 이스라엘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 카드로 쓸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하레츠도 “이스라엘군은 신와르의 사망으로 인질 협상에서 가장 좋은 조건이 조성됐다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하레츠는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1월 이후 모든 인질 거래를 체계적으로 저지해왔다”고 우려했다. 이스라엘이 하마스와 인질 협상에 별 관심을 두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알자지라도 이날 중동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고 이스라엘 군대가 계속 주둔할 것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며 “여기서 어떤 정치적 지평이 열린다는 생각은 매우 비현실적”이라고 했다.

미국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장기화할 수 인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유럽 정상들과 정상회담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스라엘이 헤즈볼라 무장세력과 싸우고 있는 레바논에서 “휴전을 향해 노력할 가능성”이 있지만 “가자지구에서는 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전쟁이 길어진 데는 미국의 책임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은 이스라엘에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2019~2023년 이스라엘이 수입한 전체 무기의 69%가 미국산이라고 집계했다.


☞ 가자지구에 퍼붓는 폭탄은 어디서 왔나?…“미국도 대량학살의 공모자”
https://www.khan.co.kr/world/world-general/article/202310261702001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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