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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제 22대 총선

'명태균' 계기 '쇄신' 띄운 한동훈…총선 여론조사 경선 어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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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 방지법'…당 쇄신, 정치 개혁 표방한 한동훈

김건희·홍준표·오세훈 겨냥…당정관계·대권경쟁 주도권 '노림수'

"제가 이끄는 국힘에선 브로커·협잡꾼 발 붙이지 못해"

한동훈 체제 총선 공천 경선 '공정'했나…여론조사 50대 이상 80% 넘기도

당시 장동혁 "연령대 비율 따로 정하지 않았다"…명태균 방식도 특정 계층 과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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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를 고리로 당 쇄신의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배경에는 당정 관계에서 '주도권'을 쥐려는 포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명씨와 김건희 여사의 관계가 상당 부분 드러났기 때문에 명씨에 대한 겨냥은 곧 김 여사를 향한 것이기도 하다. 또 차기를 놓고 경쟁 중인 홍준표 대구시장과 오세훈 서울시장 등도 명씨와 엮여든 상황에서 대권주자로서 차별화하려는 노림수도 있다.

하지만 한 대표 역시 모든 논란에서 자유롭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지난 4월 총선 당시에도 공천을 위한 당내 경선 과정에서 '불공정' 시비가 있었기 때문이다. 당내 경선이라고는 하지만 여론조사 방식을 채택했음에도 특정 연령대에 편중된 조사로 비판을 받았다.

19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명씨의 여론조사 역시 의혹을 사고 있는 핵심 대목이 조사 대상 선정 방식의 문제점이다. 명씨와 미래한국연구소에서 함께 일했던 강혜경씨는 제보를 통해 명씨가 조사 대상 중 특정 계층을 부풀리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명태균으로 '일타쌍피' 노리는 韓

한 대표는 지난 17일 같은당 박정훈 의원이 발의한 '명태균방지법'에 대해 "여론조사를 통해 국민을 기만하고 정치를 혼탁하게 하는 것을 막기 위한 법률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론조사 장난질은 그동안 많은 의심과 국민의 정치 불신을 키워왔다"며 방송인 김어준 씨가 설립한 여론조사기관 '여론조사꽃'에서 최근 진행한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여론조사 등을 예시로 들기도 했다.

여론조사꽃이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의 의뢰로 지난 7~9일 100% 무선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한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조사에서 민주당 김경지 후보는 40.9%로 국민의힘 윤일현 후보(37.7%)를 오차범위 내에서 이기기도 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하지만 실제 투표 결과 윤 후보는 61.03%를 득표해 김 후보(38.96%)를 22%p 이상 차이로 압도했다. '하우스 이펙트(여론조사를 의뢰·수행하는 기관의 성향에 따라 여론조사 결과에 편향성이 생기는 것)'를 감안하더라도 여론조사의 정확성에 대해 의구심이 짙게 남는다.

한 대표는 연일 명씨를 향해 "제가 이끄는 국민의힘에선 (명씨와 같은) 정치 협잡꾼·브로커는 발 붙이지 못할 것"이라며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촉구한다"며 직격도 이어가고 있다.

이를 놓고 당내에서는 "명태균으로 야권(김어준)도, 친윤계도 정조준할 수 있겠다는 계산 아니겠느냐"며 "명씨와 김 여사가 직접적으로 관련이 되어있는 반면 한 대표는 그렇지 않으니, 한 대표 입장에서는 '유리한 이슈'라는 얘기까지 나온다"는 평가도 나온다.

명품 가방 수수·도이치 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이 검찰 불기소 처분을 받긴 했지만 여론은 여전히 '김건희 리스크'를 문제 삼고 있다. 이런 가운데 명태균발(發) 공천 개입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한 대표가 '명태균방지법'을 고리로 김 여사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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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조상원 4차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 브리핑실에서 '대통령 배우자의 도이치모터스 시세조정 가담 의혹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중앙지검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해당 사건과 관련하여 김건희 여사를 불기소 처분한다고 밝혔다. 황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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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 여론조사도 특정 연령대 '과다' 표집…명태균 업체와 '닮은꼴'

당 안팎에서는 한 대표가 명씨와 그의 여론조사 업체 등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의 시선도 보낸다. 국민의힘 경선에서도 연령대가 행정안전부 인구통계와 다르게 표집된 여론조사가 쓰였기 때문이다.

특정 연령대가 과다 표집된 여론조사는 이혜훈‧하태경 전 의원 간 양자 대결이 펼쳐졌던 서울 중‧성동을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해당 지역구는 1권역으로 분류돼 당원 투표 20%, 일반 여론조사 80% 방식으로 경선이 치러졌다. 하 전 의원은 1차 시기 46.01%로 이 전 의원과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누르고 1위를 기록했다. 이 전 의원은 29.71%, 이 전 장관은 25.90% 등을 각각 기록했다. 과반을 차지한 후보가 없었기 때문에 결선으로 이어졌다.

문제가 된 결선에서 하 의원은 50.87%를, 이 전 의원은 49.13%를 각각 득표했다. 오차범위 안 접전이었다. 이 같은 결과에 '여성 가산점' 5%를 추가로 받은 이 전 의원이 최종 51.58%가 돼 순위는 뒤바뀌었다. 0.71% 포인트(p) 격차로 이 전 의원이 공천을 받았다.

하 전 의원 측은 원(raw) 데이터를 확인한 결과 "연령대별 가중치 없이 조사됐다"고 주장했다. 전체 표본에서 50대 이상 연령대가 86%, 20대부터 40대는 14%였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이 일었다.

이에 대해 장동혁 당시 사무총장은 취재진에 "여론조사 방식에 역(逆)선택 방지를 넣고, 그리고 연령대별로 열리면 최소 20대가 몇%, 30대가 몇% 이렇게 비율을 따로 정하지는 않았다. 전화를 받은 분이 일반 국민이면 그대로 전화 받고 응답하는 시스템"이라며 "연령에 대한 가중치가 있는 게 아니라서 과연 그것이 선거에 영향을 미쳤는지 그러한 사실이 있었는지 고민할 부분이 있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는 연령별 가중치를 두지 않았다고 인정한 셈이라 당시에도 논란이 됐다. 선거와 관련된 여론조사 규정은 공직선거법 제108조에 "누구든지 선거에 관한 여론조사를 하는 경우에는 피조사자에게 질문을 하기 전에 여론조사 기관‧단체의 명칭과 전화번호를 밝혀야 하고, 해당 조사대상의 전계층을 대표할 수 있도록 피조사자를 선정하여야 한다"라고 적시돼 있다.

이처럼 특정 연령대(60대 이상) 위주로 구성된 데이터를 토대로 조사하는 것은 현상을 왜곡할 가능성이 있다. 더욱이 장 전 사무총장이 해명한 대로 연령별 가중치조차 두지 않았다면 현행법이 정한 여론조사 방식에 맞지 않는 조사가 된다. 당내 경선에 활용한 여론조사였던 만큼 공표용 조사와는 그 성격이 다르지만, 공정성 논란은 피하기 어렵다.

이에 대해 여론조사 전문가인 정한울 한국사람연구원 원장은 "오차범위 안에서 나온 결과로는 승부를 가리지 못한다"라며 "오차를 갖고 있는 정보에 절대적인 의미를 부여해서 (공천을) 결정하는 것 자체가 정치적으로는 무능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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