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한 시위 참가자가 하마스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의 사망과 관련된 손팻말을 들고 즉각적인 휴전 협정 체결과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지도자 신와르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AP=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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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와르 사망=이스라엘 전쟁 목표 달성?…종전 기대 키우는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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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와르는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에서 이스라엘군 828여단 군인들에 의해 사살됐다. 전 최고지도자의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스라엘에 의해 암살돼 지난 8월 하마스의 새 수장 자리에 오른 지 2개월여 만이다. CNN·뉴욕타임스(NYT)·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미국 등 국제사회는 '신와르 암살'을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전쟁 '최대 승리'라며 가자 전쟁 종식의 기회가 마련됐다며 이스라엘과 하마스를 향해 인질 석방 및 휴전 협상 타결을 촉구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신와르 사망이 확인된 이후 발표한 성명에서 신와르의 사망을 2001년 미국 9·11 테러를 주도한 오사마 빈 라덴 사망(2011년)과 비교하며 "이스라엘, 미국 그리고 전 세계에 좋은 날"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와르 사망으로) 하마스가 집권하지 않는 가자지구에서 '내일'을 맞이할 기회가 생겼다"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 더 나은 미래를 제공하는 정치적 해결책을 찾을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을 조만간 이스라엘에 파견할 것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이번 사건에 대해 비슷한 의미를 부여했다.
(베이루트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19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교외에서 이스라엘 군의 공습을 받아 연기 기둥이 치솟고 있다. 2024.10.20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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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테헤란의 한 건물에 걸려있는 야히야 신와르 하마스 수장 홍보물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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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와르 사망, 휴전 협상 걸림돌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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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중동 지역 관계자 및 전문가들은 하마스 등 친이란 세력들이 수장의 연이은 죽음에도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을 것이고, 오히려 하마스의 수뇌부 부재로 가자지구 인질 석방 협상이 더 어려워져 휴전의 기대가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팔레스타인 분석가 푸아드 쿠파쉬는 NYT에 "신와르 암살이 쉬운 일은 아니나 하마스의 (가자지구) 후퇴와 항복으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NYT는 그간 이스라엘이 하마스 지도자 수십 명과 전투원 수천 명을 죽였지만, 하마스의 반격을 막지 못했다"고 짚었다. 미국 시카고대 피어슨연구소의 램지 마르디니 연구원도 "하마스는 지난 1년간 매우 폐쇄적인 공간에서 전쟁을 치렀고, 이에 따라 (하마스의 전투 권한이) 극단적으로 분권화됐다"며 신와르의 사망이 하마스 전투 작전 수행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19일에는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자택을 향한 드론 암살 공격이 벌어졌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날 "텔아비브 북쪽 해안도시 카이사레아에 있는 네타냐후 총리 사저를 표적으로 해, 레바논으로부터 드론 공격이 발생했다"는 성명을 냈다. 보도에 따르면 3대의 드론 중 1대가 건물을 타격했으며 당시 총리 부부는 집에 없었고 부상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가자지구 전쟁 이후 이스라엘을 공격해온 헤즈볼라(레바논 무장정파)의 소행으로 추정된다. 이스라엘의 공격도 이어져 로이터에 따르면 이날 레바논에서는 최소 6명의 사망자가 나왔고, 같은 날 가자지구에서는 108명이 사망했다고 현지 보건부가 밝혔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7월25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AP=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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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외신은 가자지구, 레바논 등을 향한 이스라엘군의 공습은 이스라엘의 정치적 상황에 따른 것이어서 신와르 사망과 관련된 네타냐후 총리의 결정이 중동의 미래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WSJ은 "신와르 죽음은 이스라엘이 승리를 선언하고 가자지구에서 전쟁을 종결할 기회를 준다"면서도 "네타냐후는 국내 정치적 영향력 등을 고려해 전쟁을 계속 이어가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CNN은 "앞으로의 일은 네타냐후에 달려있다"며 "그는 하마스 궤멸(가자지구)·정착촌 재건(서안지구) 등을 강조하는 극우 연합 파트너들과 휴전 협상 타결을 촉구하는 미국 사이에서 분투하고 있으며 자국 내 사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에도 직면한 상태"라고 짚었다. 이어 이스라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신와르 시신을 가자지구에 남은 인질을 석방시키는 '협상 카드'로 사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달 초 이란의 보복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은 다음 달 5일 미국 대선 전에 이란에 대한 재보복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진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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