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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 (일)

회장 취임 2주년 맞는 이재용, 위기 극복 방안 내놓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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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 쇼크'에 길어지는 사법 리스크

사장단·투자자 등에 혁신안 제시 여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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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합병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올해 3분기 예상을 크게 밑도는 ‘어닝 쇼크’에 더해 사법리스크 장기화, 반도체 사업장 방사선 피폭 사고 등으로 사면초가에 처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오는 27일 회장 취임 2주년을 앞두고 위기 극복을 위해 어떠한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그룹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미래전략실 부활이나 이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지만, 궁극적으론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 기술인재 우대 등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오는 27일이면 삼성전자 회장으로 승진한 지 2주년이 된다. 다만 최근의 위기 상황을 고려하면 별다른 취임 기념행사는 열리지 않을 공산이 크다. 삼성전자는 오는 12월로 예정된 ‘반도체 50주년’ 행사도 전면 보류했다. 오는 24일 중국, 일본, 독일에서 진행하는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4’와 ‘SAFE 포럼 2024’도 온라인으로만 진행한다.

이 회장이 오는 25일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 4주기 때 사장단을 향해 위기 타개책을 제시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이 회장은 예년에도 경기 수원 선영에서 열리는 추도식에 참석한 뒤 사장단과 오찬을 했다. 그는 2022년 회장 승진에 앞서 가진 계열사 사장단 오찬에선 “지금은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며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앞서 준비하고 실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재계에선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이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설도 흘러나온다. 현재 5대 그룹 총수 가운데 미등기 임원은 이 회장이 유일하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은 최근 3기 준감위 정례회의 후 “사법리스크라고 하지만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책임경영에 최선을 다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며 이 회장이 등기임원으로 복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다만 2015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간 합병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로 사법리스크가 남아있다는 점이 걸림돌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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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동 소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사기가 펄럭이고 있다. 뉴시스


과거 미전실 역할을 하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삼성은 2017년 2월 미전실 해체 후 7년간 그룹의 핵심축이 없었다. 이찬희 위원장도 얼마 전 준감위 2023년 연간 보고서 발간사에서 위기극복 방안 중 하나로 ‘경영 판단의 선택과 집중을 위한 컨트롤타워의 재건’을 꼽기도 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최근 ‘삼성전자 미래를 위한 3가지 제안’ 논평문에서 강력한 혁신을 주문했다. 이남우 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삼성전자를 향해 “경영과 책임의 일치를 추구하는, 지배주주가 없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선진국형 전문경영인 경영체제로 전환을 준비할 시점”이라면서 “비대한 관리 조직을 과감히 도려내고 엔지니어, 디자이너 등 기술인력을 우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사회를 전문가 위주로 업그레이드하고 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 실리콘밸리에서 보편화한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같은 주식보상제도를 즉시 도입해 인재 이탈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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