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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1 (월)

오늘 尹·韓 회동 또 빈손?…"대통령 결단에 성패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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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힘겨루기만 반복할까, 아니면 머리를 맞대 활로(活路)를 마련할까.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21일 만남에 여권 전체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중앙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필리핀, 싱가포르, 라오스 아세안 3 회의를 마치고 귀국하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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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은 녹록지 않다. 한국갤럽 전화면접조사(15~17일)에서 윤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22%, 부정평가는 69%였다. 응답자들은 부정 평가 이유로 경제·민생·물가(15%) 다음으로 김건희 여사 문제(14%)를 꼽았다. 여당 처치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28%로 3주 전 마지막 조사보다 3% 포인트 줄었다. 당정 엇박자 속에 의정 갈등과 같은 핵심 이슈는 해결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여권에선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뭐라도 하지 않으면 함께 가라앉을 위기”(수도권 의원)라는 지적이 나온다.

윤·한 회동을 하루 앞둔 20일, 한 대표는 다른 일정을 잡지 않은 채 회동 준비에 집중했다. 전날(19일) 오후엔 일부 가까운 의원들과 식사를 함께 하며 “할 말은 다 하겠다. 의정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는 부분도 분명히 말씀드리겠다”는 취지로 얘기했다고 한다. 한 대표 주변에선 국민의 오해나 억측이 없도록 대통령과 나눈 대화를 상세히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다만 회동 후 언론 브리핑 방식은 아직 정해진 게 없는 상태다.

국민의힘에선 회동 성공을 기원하는 덕담이 쏟아졌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내일 면담 이후에 당정이 다시 하나 되는, 국민이 우려하는 당정의 모습이 아닌 그런 좋은 결과물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나경원 의원도 “대통령과 대표의 신뢰 파탄이 우파 진영의 위기로 이어지는 지금, 신뢰가 다시 회복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윤상현 의원도 “민생을 위한 격조 있는 대화로 실질적인 해법이 도출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한계와 친한계의 인식 차는 여전히 컸다. 비한계는 이날 한 대표의 태도를 타깃 삼았다. 이용호 전 국민의힘 의원은 “한 대표는 이 자리에서 시중의 여론과 대표로서 생각을 대통령께 가감 없이 전하면 되는 것이며, 관철하려 해서는 안 된다. 오버는 하지 말자”고 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신뢰의 기반이 없는 독대는 하극상이나 담판”이라고 주장했다.

친한계는 “국민 반감을 가라앉힐 수 있는 가시적인 해법이 나와야 한다”(초선 의원)며 ‘변화와 성과’에 방점을 찍었다. 김종혁 최고위원은 전날 한 인터뷰에서 “이번 면담이 빈손으로 끝나고 여론이 악화하면 (김건희 특검법이) 통과될까 봐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친한계 관계자는 “내일 회동이 빈손으로 끝나면, 국민이 우리를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보수 몰락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며 ▶의료대란 해결 ▶경제정책의 전환 ▶김건희 특검법과 순직해병 특검법 결단 등을 요구했다.

이번 만남은 한 대표가 지난달 추석 연휴 직후 독대(獨對)를 요청한 지 약 한 달 만에 성사됐다. 정진석 비서실장이 배석하는 차담 형식으로 엄밀히 말해 ‘일대일 독대’는 아니지만, 한 대표가 “배석 여부가 중요하지 않다”며 수락했다. 당 관계자는 “어렵게 성사된 자리인 만큼, 김 여사 문제나 의정 갈등 해법 같은 민감한 의제가 직설적으로 오가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결국 핵심 의제는 김건희 여사 문제 해법의 실마리를 찾느냐다. 앞서 한 대표는 1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여사 관련 일들로 모든 정치 이슈가 덮이는 것이 반복되면서 우리 정부의 개혁 추진들이 국민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며 ▶대통령실 인적 쇄신 ▶김 여사의 대외 활동 중단 ▶의혹 규명 협조 등 3가지를 요구했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여전히 이에 대해 미온적이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정치적 여건도 어렵고, 양측의 심리적 거리도 벌어져 있어 결론 도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결국 대통령의 결단에 내일 회동 성패가 달렸다”고 말했다.

오현석·이창훈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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