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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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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백지수표 거절한 ‘씨엘 父’ 이기진 교수, 결국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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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진 서강대 물리학과 교수 연구팀

비채혈 혈당 측정 임상실험 최초 성공

4년 전 화웨이 측 기술이전 제안 거절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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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중국 기업 화웨이의 백지수표를 거절한 일화로 화제를 모았던 이기진 서강대 물리학과 교수의 근황이 화제다. 그룹 ‘투애니원’(2NE1) 리더 씨엘(33·본명 이채린)의 아버지로도 유명한 그는 최근 피를 뽑지 않고도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비채혈 혈당 측정’ 임상실험에 최초로 성공했다.

20일 서강대 등에 따르면 최근 이 교수와 아르메니아공화국 출신 지라이르(Zhirayr) 연구원은 ‘CCD 카메라’를 이용한 동물 실험을 통해 비채혈 혈당 측정에 성공했다.

기존의 채혈 측정은 환자가 통증을 감수해야 하고 위생적인 관리가 쉽지 않은 탓에 그간 의료계와 학계에서는 개선의 필요성이 꾸준히 언급돼 왔다. 대안으로 레이저·초음파·삼투압 등 다양한 방법이 제안됐으나 정확도나 재현성에서 한계가 있었다.

이 교수팀은 마이크로파를 이용한 CCD 카메라 센서를 개발해 임상실험을 시도했다. 쥐를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실험에서 쥐의 피를 뽑지 않고 혈당을 측정한 결과, 정확도(MARD) 7.05%의 측정 신뢰도를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강대는 “연구팀은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을 이용 후속 임상실험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올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 후속 과제에 지원했다가 탈락해 연구가 중단된 상태”라며 “이미 마이크로파 비채혈 혈당 측정 기술에 대한 원천기술 및 특허를 확보한 기술로 임상 후속연구가 필요한 연구지만 중단됐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달 28일 세계적인 학술지 ‘IEEE Acces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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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중국의 통신장비제조업체 화웨이로부터 백지수표를 제안 받았으나 거절한 일화로도 유명하다. 그는 2021년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당뇨 연구를 시작한 계기부터 중국 측 기술 이전 제안을 받은 과정을 털어놨다.

당시 이 교수는 “거의 20년 전쯤 학회에 갔다가 어떤 나이 드신 분이 피를 뽑고 굉장히 고통스러워하는 광경을 봤다”며 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당뇨병 환자들은 하루 5회에서 10회 채혈하고 혈당을 측정해야 하는 고통을 받고 있다.

이 교수는 이어 “작년에 중국에서 ‘돈은 마음대로 주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땐 연구비가 다 떨어진 상태였다”며 “하지만 세상에는 해야 할 일도 있고 하지 말아야 할 일도 있는 거니까 이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이 기술이 중국으로 간다면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연구비를 받고 연구한 결과가 저를 통해 날아가 버리니까. 그런 일은 하지 말아야 할 과학자의 양심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당시 방송에선 딸인 가수 씨엘이 등장해 아버지를 향한 애정과 존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씨엘은 “정말 본인이 좋아야 하는 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스트레스나 부담 이런 걸 잘 받으시지 않는다”며 “아빠가 부담을 느낀다는 건 정말 이 일에 대한 열정이 있다는 것”이라고 존경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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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빈 기자 mu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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