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균 외교부 1차관이 21일 오후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러시아 대사를 외교부로 초치해 최근 북한이 러시아에 병력을 파병한 데 대한 엄중한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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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기 위한 북한의 파병과 관련해 외교부가 주한 러시아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김홍균 외교부 1차관은 21일 오후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러시아 대사를 외교부로 초치해 최근 북한이 러시아에 병력을 파병한 데 대한 우리 정부의 엄중한 입장을 전달하고, 즉각적인 북한군 철수 및 관련 협력 중단을 강력히 촉구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김 차관은 이 자리에서 러북간 군사밀착이 군사물자 이동을 넘어 실질적인 북한군의 파병으로까지 이어진 현 상황이 우리나라는 물론 국제사회를 향한 중대한 안보 위협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이는 다수의 안보리 결의와 UN헌장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김 차관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등 불법적 군사 협력을 가장 강력한 언어로 규탄하고, 우리 핵심 안보이익을 위협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와 공동으로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해 나갈 것임을 엄중히 경고했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주의 깊게 들었으며, 이를 본국에 정확히 보고하겠다고 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정부가 지난 18일 국정원을 통해 북한이 우크라이나에 이미 특수부대 등을 파병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이후, 어떤 후속 조치를 내놓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는 북한의 우크라이나 파병과 관련해 독자제재 등 다양한 대책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무기 지원에 나설지가 초점이 되고 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러시아의 침략 전쟁에 가담한 것은 유엔 결의 위반이며 국제사회로부터 비난받아야 할 불법적 행위”라며 “엄중히 규탄하고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북한군 파병이 우리 정부가 설정한 북·러 군사협력 관련 레드라인(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선 것이냐’는 질문에는 평가를 유보했다.
전 대변인은 그동안 정부가 자제해왔던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무기 지원도 검토하느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북·러 군사협력) 동향에 따라서 필요한 부분이 검토되고 조치될 것”이라며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관련 동향을 지켜볼 것이고, 그에 따라 (국방부를 포함해) 정부 차원에서 논의해 필요한 조치들이 검토되고 강구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우리 군이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군사요원 파견을 검토한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포탄(살상무기) 지원을 포함해 세부적인 사안에 대해 일일이 확인해드릴 것이 없다”며 “전반적으로 가능성을 열어놓고 필요한 부분을 검토하겠다는 게 우리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북한군 파병과 이에 따른 러시아의 대북 군사기술 지원 동향 등을 예의주시하면서 155㎜ 포탄을 비롯한 살상무기 지원이나 군사요원 파견 등도 검토할 수 있다는 설명으로 풀이된다.
현재 국방부를 포함한 범정부 차원에서 북한의 우크라이나 파병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민희 선임기자 minggu@hani.co.kr 권혁철 선임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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