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들, 이태원역 1번 출구서 기자회견..."특별조사위원회 어떠한 방해에도 흔들림 없이 진상조사해야"
김광호·박희영 무죄선고 재판부 질타..."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선고"
10·29 이태원 참사 2주기를 일주일 앞둔 가운데 유족들이 집중추모주간을 선포하고 시민들에게 참사 진상 규명 등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21일 오후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유가협)·시민대책회의는 참사 현장인 이태원역 1번 출구 인근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유가족들은 "제대로 된 진상 규명을 위해 우리는 2022년 10월 29일 밤 이태원에서 발생한 일에 대해 계속 이야기하고, 누구나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이를 관철하는 싸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진실을 바라는 유가족, 그리고 시민들의 강력한 요구"라고 외쳤다.
그러면서 "특별조사위원회가 어떠한 방해에도 흔들림 없이 진상조사를 펼쳐나가기 위해 시민들의 관심과 연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30년 전 성수대교 참사 직후 서울시장은 경질됐고 국무총리는 참사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며 "159명이 압사당하고 300명 넘게 다친 초유의 참사에 책임 있는 자들의 책임 없는 자세를 보면서 대한민국의 정치는 오히려 30년 전보다 퇴보했다는 자괴감만 드는 것이 사실"이라며 정부를 맹비판했다.
이날 이들은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과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최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것에 대해 재판부를 강하게 질타했다.
이 운영위원장은 "얼마 전 있었던 1심 선고 공판 결과는 너무나 참담하고 허망했다. 유가족들의 아픈 상처를 헤집고 소금을 뿌리는 잔인한 결과였다"며 "참사의 이유와 책임을 희생자들에게 돌리는 듯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선고 결과였다"고 말했다.
이지현 시민대책회의 공동운영위원장도 "참사 예방과 대응 구조의 지휘 책임자들이 하나같이 부실한 수사와 소급 법 적용으로 죗값을 피해 나가고 있는 것도 분노스럽다"며 "책임이 있는 자들에게 합당한 책임을 묻고 그들이 맞는 처벌을 받을 때 우리는 비로소 안전 사회로 한 걸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오는 29일까지 전국 각지에서 추모 행사와 공연, 종교 행사, 정책 토론회 등을 열며 추모 행동을 이어간다. 아울러 26일에는 서울광장에서 '기억과 추모의 부스'를 열고 이태원 참사 생존자·목격자·구조자 등을 대상으로 상담도 진행할 계획이다.
아주경제=권규홍 기자 spikekwo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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