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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2 (화)

대세 올라탄 트럼프, 네거티브 총력전 해리스…미 대선 D-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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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주 벅스 카운티의 피스터빌트레보스의 한 맥도널드 매장에서 감자튀김을 만든 뒤 들어 보이고 있다. 피스터빌트레보스/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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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기는 일단 트럼프가 잡았다. 자신감이 넘치는지 트럼프의 입은 갈수록 거침이 없다. 선거일을 2주 앞두고도 반등 기미가 보이지 않자 민주당은 선거 전략을 조정하며 반격에 나섰다. 네거티브 텔레비전 광고를 강화했다. 민주당 유권자에게 가장 인기 있는 미셸 오바마도 등판한다. 해리스의 입도 거칠어졌다. 열기가 뜨거운 사전투표가 어느 쪽에 유리할지 미지수인 가운데, 선거 당일 성별·세대별·인종별 투표율이 승패를 가를 결정적 변수가 될 거로 전망된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각) 맥도널드 매장에서 앞치마를 두르고 감자를 튀겼다. 핵심 경합주 펜실베이니아 안에서도 표심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벅스 카운티에 있는 매장이었다.



‘민생 체험’은 아니었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주장을 하기 위한 ‘패러디’였다. 트럼프 쪽에서는 맥도널드가 40여년 전인 1983년 해리스의 근무를 증명하지 못한다는 점을 근거로 해리스의 근무이력 자체가 허구라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도 “난 자기가 맥도널드에서 일했다고 말하는 사람과 맞서고 있는데, 그 말은 완전한 거짓말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의 친구가 최근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맥도널드 아르바이트 사실을 뒷받침하는 발언을 했지만 주장을 꺾지 않고 있다.



선거운동 막바지에 이르면서 트럼프의 근거 없는 주장, 거짓말, 비속어 사용 빈도는 더욱 늘고 있다. 전날에는 2016년 별세한 골퍼 아널드 파머의 고향인 펜실베이니아의 러트로브에서 유세하면서 “파머와 샤워를 하고 나온 프로들은 ‘세상에, 대단하다’고 말했다”며 파머의 성기 크기를 언급했다.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그가 건드리는 모든 것은 ~로 변한다”고 말해 청중에게 “똥”(shit)이라는 말을 유도해내기도 했다.



지난 8월 갓 후보가 된 해리스가 무서운 기세로 치고 나갈 때 트럼프의 두서없는 거친 연설은 공화당 내에서도 비판받았다. 잠시 정책 중심의 진지한 연설을 섞기도 했던 트럼프는 이제 그럴 필요가 없다고 믿는 듯하다. 실제 추세가 그렇다. 정치전문매체 더힐과 선거 전문 사이트 디시전데스크HQ(DDHQ)는 이날 자체 예측 결과 트럼프가 해리스에게 승리할 확률이 52%로 처음으로 과반을 넘겼다고 보도했다. 해리스의 승리확률은 42%였다.



8월 말 이후 두 후보의 승리 가능성은 해리스 약 54~56%, 트럼프 약 44~46%였다. 이달 초부터 흐름이 변했다. 17일 두 후보가 50%로 동률을 기록했고 이날 두달 가까이 이어지던 흐름이 뒤집혔다. 더힐은 “해리스에게 유리하던 위스콘신과 미시간에서 트럼프의 여론조사 평균이 개선된 흐름과 일치한다. 7개 주요 경합주 중 펜실베이니아만 여전히 해리스에게 유리하다”라고 밝혔다.





거칠어지는 양쪽





미국의 유명 통계학자이자 정치분석가인 네이트 실버는 21일 ‘트럼프가 승리할 수 있는 24가지 이유’라는 글에서 “선거는 여전히 매우 치열하지만, 트럼프가 지지율을 높이고 있다”며 “개인적으로 불만을 느끼는 점 중 하나는 해리스가 패할 수밖에 없는 선거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줄곳 해리스 우세를 점쳐왔던 그는 17일 트럼프 당선 확률 50.2%, 해리스 49.5%로 처음 트럼프 우세를 예상하기도 했다.



미국 대선의 선거인단제도는 공화당에 유리하다. 실버 자료를 보면 해리스가 전국 득표율에서 1~2%포인트 이내로 승리할 경우 승리확률은 28%에 불과하다. 선거 분석기관 파이브서티에이트는 20일 전국 득표율 평균에서 해리스가 48.2%, 트럼프가 46.4%를 얻어 1.8%포인트 격차라고 밝혔다. 추세적으로 두 후보의 격차는 좁혀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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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득표율 차이에 따라 해리스 또는 트럼프가 획득할 대통령 선거인단수와 승리 확률. 해리스가 전국 득표율에서 1~2%포인트 이내로 승리할 경우 승리확률은 28%, 2~3%포인트 차로 이기면 승리확률이 58.8%로 올라간다. 자료:실버불리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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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분석기관 파이브서티에이트는 20일 전국 득표율 평균에서 해리스가 48.2%, 트럼프가 46.4%를 얻어 1.8%포인트 격차라고 밝혔다. 추세적으로 두 후보의 격차는 좁혀 지고 있다. 자료:파이스서티에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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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쪽의 공세적인 기세는 텔레비전 광고에도 나타난다. 광고는 대부분 네거티브다. 최근 시작한 해리스가 수감된 불법 이민자와 연방 수감자들에게 납세자의 돈으로 성 전환 관련 의료를 제공하기로 했다는 스페인어 광고가 대표적이다. 유권자 상당수가 ‘해리스는 너무 리버럴하다’고 우려한다는 점을 공략한다. 지금까지 트럼프 캠페인은 트랜스젠더 관련 광고에 수천만 달러를 쏟아부었다.



폴리티코는 ‘당신은 막히는 도로에 갇힌 게 아니다. 당신이 길을 막히게 한 것’(You’re not stuck in vibes. You are vibes.)이라는 도로 표지판 문구를 인용하며 “트럼프와 그의 지지자들은 승리에 대해 확신하는 자세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지만 해리스는 ‘언더독’ 자세다. 선거캠프 내부 누구도 승리를 확신하지 않는다. 양당의 이런 상반된 태도가 ‘팽팽한 승부’로 여겨지던 선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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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민주당 대선 후보 커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가 미시간주 워터포드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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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대통령이었어도 바이든과 다르게 할 건 없었다’고 답변한 뒤 한동안 휘청거린 해리스 쪽도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먼저 텔레비전 광고 기조를 네거티브로 전환했다. 불안정하고 통제되지 않으며, 더 극단적이 된 트럼프의 재선을 유권자들에게 경고하고 있다. 고령인 트럼프의 체력도 공격하고 있다. 18일 해리스는 트럼프가 피곤을 이유로 언론 출연을 취소했다고 비판했다. 해리스 영상을 틀며 조롱하는 트럼프처럼 집회에서 트럼프 영상도 튼다.



총동원령도 내렸다. 해리스는 24일 주요 승부처인 조지아주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처음으로 공동 유세를 벌인다. 26일에는 미시간주에서 미셸 오바마가 처음으로 해리스 부통령과 함께 유세 무대에 선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지난 17일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미네소타 주지사와 함께 선거운동을 벌였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다수 미디어에 출연 중이다. ‘인기 없는’ 조 바이든 대통령만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 스티비 원더, 래퍼 리조, 가수 어셔 등도 지원에 나섰다.





뜨거운 사전투표





투표는 이미 시작됐다. 지난주 후반부터 시작한 조기투표 열기는 뜨겁다. 하지만 어느 쪽에 유리할지 단정은 힘들다. 주요 경합주인 노스캐롤라이나는 조기투표 첫날인 17일 35만명 이상이 참여해 기록을 새로 썼다. 18일 오후까지 추가로 15만여명이 참여했다. 또다른 경합주인 조지아도 조기투표 첫날 기존 기록을 두배 넘겼고, 이후 계속 높은 투표율을 기록 중이다. 18일 오후까지 거의 120만명이 투표했다. 2020년 투표자의 거의 4분의 1에 해당하며 4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은 수치다.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애리조나 등 다른 주요 경합주에서도 우편 투표가 대규모로 이뤄지고 있다. 엔비시(NBC) 방송은 18일 현재 우편과 대면으로 사전투표에 참가한 유권자 수가 1209만여명이라고 보도했다.



사전투표 비율은 2012년 대선 33%, 2016년 대선 40%였다가 2020년 대선 때 코로나에 힘입어 69%로 올랐다. 젊은 층이나 유색인종 등이 사전 투표를 선호하기 때문에 높은 사전투표율은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게 통설이다. 메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선거 데이터 및 과학 연구소의 연구를 보면 2020년 우편 투표자 중 민주당원은 약 60%, 공화당원은 32%였다.



하지만 경합주에선 유권자 열기가 높다는 것 이상은 알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노스캐롤라이나 카타우바 칼리지의 정치학 교수 마이클 비처는 워싱턴포스트에 “17일 조기투표자 중 민주당과 공화당 유권자 수가 비슷했다”며 “무소속 유권자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원철 기자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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