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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2 (화)

北파병에 사실상 침묵하는 중국... 물밑 접촉 우선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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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북한 김정은이 지난달 11일과 이달 2일 파병에 앞서 특수전 부대를 2차례 참관했다./국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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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쟁 중인 러시아에 특수부대 병력 1500여명을 파병했다는 사실이 알려졌지만, 중국은 이에 대해 사실상 침묵하고 있다. 중국이 북·러 밀착으로 인한 북한 통제력 약화와 동북아 안보 위기를 우려하고 있는데다, 북·러를 지지할 경우 미국·유럽과 대결하는 신냉전 구도가 확립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중국이 북한 파병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히는 대신, 북한·러시아와 물밑 접촉을 우선시할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중국 외교부는 21일 북한이 우크라이나전 파병을 결정했다는 한국·우크라이나 정부 발표에 대해 ‘정치적 해결’이 필요하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반복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 위기에 대한 중국 입장은 일관되고 명확하다”며 “각 당사자가 국면 완화를 추동하고 정치적 해결에 힘쓰길 바란다”고 했다.

린 대변인은 한반도 상황을 어떻게 보는지 묻는 질문엔 “관련 당사국들이 한반도 문제의 근원을 직시하고, 국면의 완화와 대화를 통한 한반도의 평화·안정 추동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이 또한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신화통신·인민일보·중국 CCTV 등 관영매체들도 북한 파병 소식을 전하지 않았다. CCTV는 윤석열 정부의 대북 강경 정책과 최근 지지율 하락 등에 대해 상세히 소개한 반면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 관련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동북아 정세의 ‘현상 유지’와 북한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추구하는 중국은 북·러 군사 밀착에 불만이 클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중국이 북·러 밀착을 지지하면 북한이 의도하는 대로 한·미·일·유럽과 북·중·러의 대결 구도가 본격적으로 구축된다. 또 중국이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공개 비난할 경우 북·러와의 관계가 악화되며 이들 국가에 대한 영향력이 축소될 수 있다.

다만 중국 본토에 우호적인 중화권 매체는 시진핑이 러시아에 절제를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콩 명보는 이날 사설에서 “남북한은 매번 외부 세력의 개입으로 상황이 악화됐다”며 “최근 북한의 러시아 파병으로 문제가 복잡해졌고, 국제 정세에도 영향 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반도에 전쟁이 일촉즉발 할 조짐이 있지만, 러시아와 미국이 자제력을 유지하고 불에 기름을 붓지 않는다면 한반도는 안정될 수 있다고 믿는다”면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곧 러시아 대통령 푸틴과 만날 것인데, 절제를 권유하는 중국의 역할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진핑은 브릭스(BRICS)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22∼24일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과 대면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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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벌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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