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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2 (화)

베트남 ‘권력 2위’ 국가주석에 군 장성 르엉 끄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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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안 세력과 군 세력 간 권력 균형 꾀하나

경향신문

베트남 군을 대표하는 르엉 끄엉 대장(67)이 국가 서열 2위인 국가주석으로 선출돼 선서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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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군을 대표하는 르엉 끄엉 대장(67)이 국가 서열 2위인 국가주석 자리에 선임됐다.

21일(현지시간) AP통신과 현지 매체 VN익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베트남 국회는 이날 출석 의원 440명 만장일치로 베트남 공산당 정치국원인 르엉 끄엉 대장을 새 주석으로 선출했다.

주석은 상징적 역할이 크지만, 국가 서열 1위인 공산당 서기장에 이어 서열 2위 자리다. 이들과 총리(3위), 국회의장(4위)가 이른바 ‘4개의 기둥’으로 불리는 베트남 국가 최고지도부를 형성한다.

끄엉 주석 임기는 2026년 예정된 공산당 전당대회까지다. 이에 따라 한동안 주석직을 겸하던 또 럼 공산당 서기장은 서기장 직무만 맡게 된다.

끄엉 주석은 북부 토푸성 출신으로 1975년 군에 입대해 대장까지 올랐다. 지난 5월엔 국가 서열 5위로 여겨지는 당 서기국 상임위원에 임명됐다. 끄엉 주석은 취임 선서에서 “조국, 국민, 베트남 사회주의 공화국 헌법에 절대적으로 충성할 것을 엄숙히 맹세한다”며 “국가와 인민이 나에게 맡겨준 과업을 완수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공안부 장관 출신인 럼 서기장이 주석직을 겸직하고, 총리직도 공안부를 거친 팜 민 찐 총리가 계속하면서 공안 세력이 베트남 지도부를 독차지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군을 대표하는 끄엉이 주석 자리에 오르면서 공안 세력과 군 세력이 권력을 분점하는 체제로 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럼 서기장이 주석직을 내려놓은 것을 여러 외교관은 권력을 공유하려는 타협의 신호로 보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로이터는 이어 끄엉 주석 선임이 베트남 정치에 어느 정도 안정을 가져올 것으로도 기대된다고 전했다. 베트남 국가 지도부는 지난 몇 년 간 ‘부패 척결’을 강조하는 동안 주석 등 최고위직이 잇따라 물러나는 등 격동을 겪었다.

싱가포르의 외교 싱크탱크인 유소프 이샤크 연구소의 베트남 전문가인 응우옌 칵 장 연구원은 AP에 끄엉의 주석 임명을 두고 “체제를 안정화하려는 움직임”이라며 “2026년 전당대회를 앞두고 공안과 군 세력 간 균형을 회복하려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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