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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2 (화)

윤 대통령 “나토에 정보 공유 대표단 파견”…러 “북한과의 관계는 주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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뤼터 총장과 북 파병 관련 통화

한·우크라·나토 간 협력 논의

경향신문

“북한군 즉각 철수” 강력 촉구 김홍균 외교부 1차관(오른쪽)이 21일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과 관련해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러시아대사를 초치해 정부의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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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는 러 대사 초치…“유엔 헌장 위반한 파병 협력 중단하라”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북한이 전투병을 러시아에 파병한 것과 관련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정보 공유를 위한 대표단을 신속히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의 요청으로 전화 통화를 하고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한 정보를 공유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북한 특수부대 1500여명이 러시아에 파병돼 적응 훈련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정보 당국이 확인했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북·러의 무모한 군사적 밀착이 인도·태평양 지역과 대서양 지역 안보가 서로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 있음을 다시 확인시켜줬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북·러 밀착이 규범 기반 국제 질서를 뒤흔들고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이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러·북 군사 협력의 진전에 따른 단계별 조치를 적극 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뤼터 사무총장은 국제법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배하는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고 나토가 국제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북·러 군사 협력에 대응하기 위해 대한민국과 적극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뤼터 사무총장은 보다 상세한 정보 공유를 위해 한국 정부가 나토에 대표단을 보내줄 것을 요청했고 앞으로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처하기 위해 한·우크라이나·나토 간 방산 협력과 안보 대화를 강화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정보 공유를 위한 대표단을 신속히 파견하고 한·우크라이나·나토 간 안보 협력 활성화를 위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의 나토 전장정보수집활용체계(BICES) 가입 절차가 신속하게 진행되길 바란다고 했고 뤼터 총장은 속도감 있게 진전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극 챙기겠다고 말했다.

양측은 러·북 간 불법 협력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며 실효적인 공동 대응책을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

앞서 뤼터 사무총장도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북한군이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와 함께 싸우기 위해 파병하는 것은 중대한 긴장 고조를 의미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날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대사를 서울 외교부 청사로 불러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협력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김홍균 외교부 1차관은 지노비예프 대사에게 “러·북 간 군사 밀착이 군사물자 이동을 넘어 실질적인 북한군의 파병까지 이어진 상황은 국제사회를 향한 중대한 안보 위협”이라며 “이는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와 유엔 헌장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김 차관은 또 “우리 핵심 안보이익을 위협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와 공동으로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한국) 정부의 입장을 주의 깊게 들었으며, 이를 본국에 정확히 보고하겠다”고 말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러시아대사관은 초치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노비예프 대사가 김 차관에게 “러시아와 북한 간 협력은 국제법 틀 안에서 이뤄지며 한국의 안보 이익에 반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또 “러시아와 한국이 한반도 긴장 고조 원인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러시아대사관은 전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도 정례브리핑에서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느냐는 질문에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관련 동향을 지켜볼 것이고 그에 따라 정부 차원에서 논의해 필요한 조치들이 강구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파병한 것을 두고 국제사회의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러시아는 “북한과의 협력 관계를 더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은 우리의 가까운 이웃이자 파트너이며, 우리는 모든 분야에서 관계를 발전시키고 있고 이는 우리의 주권”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이 협력은 제3국을 겨냥하지 않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우려를 일으켜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할 목적으로 러시아에 파병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상충하는 정보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한 가지를 말하고 미국 국방부는 그 발언에 대해 확인하지 못한다고 한다”며 “모순되는 정보가 많다는 것은 우리가 이를 어떻게 취급해야 할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현재 북한군이 러시아에 있는지, 그들이 참전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특별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 수행에 대해서는 국방부에 질문해야 한다”며 즉답하지 않았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지난 18일 북한 특수부대 1500명 병력이 러시아로 이송돼 극동 지역에서 훈련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향후 총 1만2000명의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돼 러시아를 지원할 것으로 국정원은 봤다.

유새슬·정희완·김희진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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