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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2 (화)

[집중취재M] "희망조차 사라졌지만‥" 코로나 버틴 '자영업' 또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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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자영업자들의 상황이 심상치가 않습니다.

지난 한 해에만 폐업한 업주가 100만 명에 달했는데, 올해는 더 심각합니다.

코로나 때는 빚을 내서 버텼는데, 그사이 급변한 경제 상황과 소비 트렌드 탓에 손님은 줄고 이자를 감당하기도 힘든데요.

한계에 몰린 자영업 실태, 오늘부터 집중적으로 전해드립니다.

김세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서울 문래동의 대로변.

7년 전 문을 연 이 가게는 공사 중입니다.

열 달 동안 비워두다가 이제야 '폐업 중'입니다.

[강일구/7년 운영 주점 폐업]
"2018년도 기준으로 봤을 때 거의 손님이 반으로 줄었어요. 매출은 안 올라가고… 희망고문이라기보다는 희망이 많이 사라지는 편이 됐죠."

한 때 장사가 잘될 때엔 별관까지 주점을 넓혔지만, 코로나 이후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영업을 관뒀지만 월세는 빠져나갔고, 어쩔 수 없이 부업을 뛰었습니다.

[강일구/7년 운영 주점 폐업]
"(가게가) 방치가 돼서 월세를 내다보니까 어느덧 그게 엄청나게 쌓여 있더라고요. 이제 나가서 다른 일도 하고. 어떻게 보면 다른 일로 해서 생계를 유지하고…"

5년 전 퇴직한 남편과 함께 청주에서 서울로 온 김남순 씨.

염소탕집을 냈다가 바로 코로나 사태를 맞았습니다.

[김남순/염소탕집 운영]
"코로나가 길어지니까 지인들도 그게(돈 빌려주는 게) 안 되잖아요. 같이 힘드니까. 속만 상하죠."

부부는 식당 한쪽에서 쪽잠을 잡니다.

요즘은 음식 재료비라도 아끼려고 주말마다 고향 텃밭에 내려갑니다.

[김남순/염소탕집 운영]
"여름에 노각을 심어서 직접 따다가 이제 (식당 반찬을) 하기 시작을 한 거예요. 다만 얼마라도 좀 줄이기 위해서…"

지난 한해 폐업한 자영업자는 100만 명에 육박합니다.

코로나 때보다 높고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사업 부진'이었습니다.

올해가 더 심각하다는 건 황학동에서 먼저 느낄 수 있습니다.

중고 주방용품과 가구를 사고파는 이곳, 자영업자들의 발길이 뚝 끊겼습니다.

[37년째 주방용품 판매업자]
"보다시피 이 시간이면 지금 (오후) 1시, 2시가 아주 여기가 피크야. 있나 봐봐, 가게마다. 손님이 없잖아."

대신 폐업으로 내놓는 물건들만 들어옵니다.

쌓다쌓다 고물상에 넘길 수밖에 없습니다.

[남기두/30년째 주방용품 판매]
"재고도 손님이 찾아줘야죠. 언제 찾을지도 모르고 기약 없는 거니까 고물로 달아서 내버리고…"

본인도 자영업자인 황학동 상인들마저 하나둘 이 거리를 떠납니다.

[박태현/25년째 가구 판매]
"올해도 시장에 한 다섯, 여섯 군데 정도 그만둔 데 있어요."

유난히 자영업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자영업자 비율이 전체의 20% 선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그렇다고 좋은 일자리를 구해 떠난 게 아니라 어떻게든 버티다 서서히 무너지는 겁니다.

"노후 때문에 우린 멈출 수가 없어요, 힘들어도. 그래야 우리 2세한테 폐를 안 끼치니까."

MBC뉴스 김세영입니다.

영상취재: 장영근, 한지은 / 영상편집: 박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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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장영근, 한지은 / 영상편집: 박초은 김세영 기자(threezero@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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