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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2 (화)

러시아 '파병' 숨기는 북한?…민심 이반 '촉진제' 우려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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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발' 우려 대대적 선전 나서지 않을 가능성

국정원 이례적 발표, '대북 정보 유입' 효과 노린 듯

뉴스1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총비서가 서부지구의 조선인민군 특수작전부대 훈련기지를 현지 시찰하면서 전투원들의 훈련실태를 료해(파악)하고 있는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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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북한이 러시아에 대규모 파병을 결정했지만, 이 사실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는 않고 있다. 정보가 제한적으로 유통되는 북한 사회의 특성상 이를 주민들에게 '숨기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것인데, 민심 이반을 우려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조선중앙통신·조선중앙TV 등 북한 대내외 매체들은 지난 21일까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과 관련한 보도를 내놓지 않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북한의 파병 사실을 처음 언급하고, 우리 정보당국이 이를 확인한지 일주일가량이 됐지만 북한의 '침묵'은 여전하다.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지난 8~13일 러시아의 군함을 이용해 특수부대 1500여 명을 러시아로 보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북한군의 파병은 앞으로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최종적으로 1만~1만 5000여 명의 북한군이 전선으로 나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북한은 과거 소규모의 병력을 파병했을 때도 관련 사실을 자체 매체로 보도하진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공식 매체를 통해 (파병 등에 대해) 인정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북한이 이번 러시아 파병을 대외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는 이유는 이는 '불법 참전'이자 국제법 위반 사안으로, 이러한 자신들의 행각을 '공식적으로' 알리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파병 당사자의 가족을 비롯한 주민들의 민심 이반을 우려해 함구할 가능성이 더욱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선 오히려 파병을 선전하며 내부 결속을 유도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이후 전황이 불리하게 흘러갈 경우 오히려 반작용이 심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파병 초기에는 침묵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북한은 최근 수해 복구 총력전과 연말 경제 성과 박차 등을 위한 내부 결집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정원이 이례적으로 정보 자산의 탐지 내용을 세부적으로 공개한 이유도, 어떤 경로든 북한 주민들이 관련 정보를 접할 방법을 확대하기 위한 의도라는 해석도 있다. 외부 정보에 대한 주민들의 신뢰도나 '관심'이 높은 것을 적극 이용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실제 우리 군은 전날 대북 심리방송인 '자유의 소리'를 통해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를 인용해 북한군의 파병 관련 내용을 북측으로 송출하기도 했다.

조현정 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북한이 비공개로 파병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면 끝까지 이를 숨길 것"이라면서 "만약 당국이 주민들에게 정당성을 확보하고 설득할 자신이 있다면 사전에 충분히 러시아 파병을 위한 명분과 구실을 선전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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