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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2 (화)

튀르키예 고속道 2조, 투르크 플랜트 1조… K건설 잇단 ‘잭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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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도로공사 등 컨소시엄

해외 고속도로 PPP 최대규모 수주

대우건설, 중앙亞 첫 프로젝트 따내

“정부-회사 원팀 코리아 전략 주효”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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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건설사들이 이달 들어 연이어 해외에서 조 단위의 ‘잭팟 수주’ 낭보를 울렸다. 국내 주택 시장이 침체되자 건설사들이 해외 시장 개척에 힘을 쏟은 결과다. 진출 국가도 기존 수주 텃밭인 중동뿐 아니라 중앙아시아, 동유럽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장기간 노하우를 축적한 대형 건설사와 정부, 공기업 등이 ‘원팀 코리아’ 전략으로 해외 정부와 민간을 함께 공략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 국내 건설사 조 단위 수주 ‘잭팟’

삼성물산은 21일 한국도로공사,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정책펀드인 플랜트건설 스마트시티펀드(PIS), 현지 건설업체 르네상스 등과 컨소시엄을 꾸려 튀르키예 낙카쉬-바샥셰히르 고속도로 투자사업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 시공만 하는 도급이 아니라 프로젝트에 지분을 투자한 뒤 건설, 운영까지 맡아 나중에 투자비를 회수하는 ‘민관협력개발사업(PPP)’ 방식이다. 총사업비는 2조1000억 원으로, 국내 기업이 수주한 해외 고속도로 PPP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삼성물산은 앞으로 2년 6개월간 르네상스와 함께 도로 공사를 진행한다. 준공 후에는 삼성물산과 한국도로공사가 15년 6개월간 도로 운영을 맡는다. 이 기간 통행료 매출은 44억 달러(약 6조632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건설도 원팀 코리아 전략을 통해 중앙아시아에서 첫 프로젝트를 따냈다. 이날 대우건설은 투르크메니스탄에서 1조 원 규모의 ‘미네랄 비료 플랜트’ 프로젝트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투르크메니스탄화학공사가 발주한 이번 프로젝트는 ‘제2 도시’ 투르크메나바트에 연간 인산비료 35만 t, 황산암모늄 10만 t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와 부대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이번 수주에는 정부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6월 투르크메니스탄 순방 당시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함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상원의장 겸 국가최고지도자를 만나 플랜트 분야 협력을 요청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16일(현지 시간) 동유럽 세르비아에서 2조 원대 태양광 발전소 건설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태양광 발전소의 설계·조달·시공(EPC)을 맡게 된다. 총 사업비는 약 2조5225억 원이다. 이 중 현대엔지니어링 수주액이 90%에 가깝다.

● 도급 벗어나 운영까지… 수주국도 다변

건설업계에서는 국내 건설사들이 단순 도급을 넘어 투자개발 사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데 의미가 크다고 입을 모은다. 투자 개발 사업은 건설사가 지분을 투자하기 때문에 도급 사업에 비해 위험 부담이 있지만 그만큼 수익성이 높아 미래 먹거리로 꼽힌다. 최근 투자개발 사업에 뛰어드는 국내 건설사가 늘면서 수주액도 늘고 있다.

실제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의 투자개발 사업 수주액은 올해 9월 기준 20억 달러로 지난해 수주액(14억6000만 달러)을 훌쩍 넘었다. 해외 수주액에서 투자개발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4.4%에서 올해 9.5%로 2배 수준으로 뛰었다.

수주 국가도 다양해지고 있다. 대우건설의 이번 투르크메니스탄 미네랄 비료 플랜트 수주는 대우건설이 중앙아시아에서 따낸 첫 프로젝트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세르비아 태양광 발전소 수주 역시 국내 건설사가 세르비아 태양광 시장에 처음 진출한 사례로 기록됐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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