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종합지수 3개월 추이/그래픽=임종철 |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1일 오전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LPR(대출우대금리)을 1년물은 3.35%에서 3.10%로, 5년물은 3.85%에서 3.6%로 각각 25bp(1bp=0.01%P) 인하한다고 밝혔다. LPR은 인민은행이 중국 18~20개 시중은행의 최우량 고객 대출금리 평균을 계산해 발표한다. 일반적으로 1년물은 신용대출의, 5년물은 주택담보대출의 금리 산정 기준이 된다.
이번 금리 인하는 정부의 유동성 공급 로드맵에 따라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 크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24일 인민은행 등을 통해 은행 지급준비율 인하, 기존 주담대 금리 인하, 정책금리 인하 등 계획을 발표했고 차근차근 이행해왔다. 이날 LPR 인하는 사실상 1차 패키지의 마지막 단계다. 판궁성 인민은행장은 지난 18일 금리인하 방침에 대해 "경제를 안정시키고 소비를 촉진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라며 "부동산과 자본시장의 두드러진 모순과 도전 과제에 맞서겠다"고 말했다.
경기 하강국면이 뚜렷해지며 중국 지도부의 위기감은 높아져 있다. 연간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달성 목표가 5%이지만 올해 3분기까지 성장률은 4.8%(3분기 4.6%)에 그쳤다.
중국 금융당국은 앞서 18일엔 금융기관이 일정 자격을 갖춘 상장사에 대한 대주주 대출을 제공, 상장사가 자사주 매입을 늘릴 수 있도록 하는 증시 부양책을 내놨다. 중국 현지언론이 집계한 결과 20일까지 본토 상장기업 중 23곳에서 회사 또는 대주주가 은행과 대출약정을 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사주 매입 등에 투입될 금액은 110억위안(약 2조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잇단 조치에도 억눌려있던 중국 증시는 반짝 화답하는 데 그치며 좀 더 확실한 정책을 기대한다. 21일 상하이종합지수는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0.2% 상승하는 데 그쳤다. 중국 내에선 11월 초 최대 쇼핑 이벤트인 광군제 등을 전후로 내수를 회복시킬 추가 조치가 나오지 않는다면 회복의 불씨도 꺼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부동산 경기 회복이 요원하다.
남은 정책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특별국채 발행이다. 중국 내에선 이달 말로 예정됐던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회에서 특별국채 발행 규모가 확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상무위 일정이 연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타이밍을 놓치기 전에 추가 금리인하 조치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핀포인트자산운용 장즈웨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9월 24일 기자회견 이후 통화정책 변화가 뚜렷하지만 여전히 중국의 실질금리는 너무 높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금리 인하와 더불어 내년 (중국에서도) 더 많은 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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