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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국채금리 급등·'더딘' 통화완화 우려…혼조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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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뉴욕증권거래소
연합뉴스 자료사진



(뉴욕=연합뉴스) 김 현 연합인포맥스 통신원 = 뉴욕증시는 10월 넷째 주의 첫 거래일을 혼조세로 마감했다.

투자자들이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하며 투자 심리를 압박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 완화 속도를 늦출 가능성이 제기되자 증시는 6주 연속 상승 랠리에서 쉬어가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2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우량주 그룹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344.31포인트(0.80%) 하락한 42,931.60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벤치마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0.69포인트(0.18%) 낮은 5,853.98,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50.45포인트(0.27%) 오른 18,540.01을 각각 기록했다.

중소형주로 구성된 러셀2000지수는 1.60% 굴러떨어졌다.

미국 국채금리 급등세가 시장을 끌어내렸다. 이날 마감 무렵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11.9bp(1bp=0.01%) 오른 4.194%를 나타냈다. 지난 7월 하순 이후 최고치다.

CFRA의 최고 투자 전략가 샘 스토벌은 "국채 수익률이 계속 오르고 있다. 미국 경제가 회복세를 유지하면서 투자자들이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가 늦춰질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인 듯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연준이 내년 중에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을 목표치 2%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고금리·고물가 상태가 예상 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부동산 관련 종목과 소비재 관련종목 주가가 힘을 잃었다.

미국 최대 건축자재 및 관련 서비스 공급업체 빌더스 퍼스트소스 주가는 5.18% 하락했다. 동종 업계 레나 주가도 4.35% 밀렸다.

월마트 경쟁사인 대형 소매업체 타겟 주가는 3.78%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인공지능(AI) 선두주자 엔비디아가 나스닥지수 상승세를 지지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전장 대비 4.14% 오른 143.71달러를 기록, 시가총액 규모가 3조5천250억 달러까지 늘어나며 1위 애플(3조5천950억 달러)을 바싹 추격했다.

빅테크 실적 발표에 대한 기대가 엔비디아 주가를 끌어올렸다.

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7' 7종목 가운데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애플· 구글 모기업 알파벳·아마존은 오르고, 테슬라와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는 하락했다.

세계 최대 항공우주기업 보잉은 기계공 노조 파업이 5주째 이어진 가운데 노사가 새로운 임금 협상안을 잠정 타결하면서 주가가 3.11% 올랐다.

경영난 와중에 파산보호 신청 가능성이 대두됐던 저비용 항공사 스피릿은 U.S.뱅코프와 부채 상환 기간 연장에 합의, 내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11억 달러 규모의 로열티 채권을 재융자할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되면서 주가가 53.06% 폭등했다.

지난해 존슨앤드존슨에서 분사한 소비자 건강 전문 기업 켄뷰는 행동주의 펀드 스타보드밸류가 상당 규모의 지분을 확보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5.52% 급상승했다.

건강보험사 시그나는 작년 말 결렬된 동종업체 휴매나와의 합병을 다시 모색하고 있다는 보도의 여파로 주가가 4.69% 하락했다. 휴매나 주가도 2.46% 밀렸다.

업종별로 보면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기술 업종만 0.93% 오르고 나머지 10개 종목은 모두 하락했다. 특히 부동산 업종 하락률은 2.08%, 헬스케어 업종 하락률은 1.19%에 달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도 다소 부진했다.

미국의 민간 경제분석기관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한 9월 경기선행지수는 전월 대비 0.5% 하락한 99.7을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0.3% 하락)를 하회했다. 미국의 경기선행지수는 7개월째 전월 대비 하락세를 이어갔다. 콘퍼런스보드 측은 글로벌 제조업 업황 부진의 여파로 공장의 신규 주문이 둔화하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고 설명했다.

한편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현재 미국 경제는 강하고 안정적이지만, 향후 전망에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점진적으로 신중하게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Group)의 페드워치(FedWatch) 툴에 따르면 이날 장 마감 시간 기준, 연준이 오는 11월 금리를 25bp 추가 인하할 확률은 87.0%, 현 수준(4.75~5.00%)에서 동결할 확률은 13%로 반영됐다. 동결 가능성이 전 거래일 대비 3.4%포인트 다시 커졌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가 집계하는 변동성지수(VIX)는 전장 대비 0.34포인트(1.89%) 높은 18.37을 나타냈다. 장중에 불안 고조 기준선인 20에 근접했다가 다시 뒷걸음질 쳤다.

이번 주에도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계속된다. 코카콜라·GE에어로스페이스 등 S&P500에 속한 기업의 20%가 실적을 내놓는다.

특히 23일 테슬라가 빅테크 실적 발표의 포문을 연다.

금융정보 제공사 팩트셋 분석가 존 버터스는 "지금까지 S&P500 기업 14%가 실적을 발표했으며 이 가운데 79%가 시장 예상을 상회했다"며 "하지만 지난 수개월간 월가 분석가들이 해당 분기에 대한 수익 기대치를 대폭 하향 조정했다"고 전했다.

CFRA의 샘 스토벌은 "우리가 기업 실적 침체기에 진입했다는 그런 뜻은 아니다. 다만 기준이 매우 낮게 설정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매체 CNBC방송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대체로 '증시가 더 오를 여지가 있다'며 낙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미국 대선을 앞두고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은 가운데 높은 밸류에이션이 변동성을 유발할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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