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22 (화)

[인터뷰] ‘결혼, 하겠나’ 한지은 “비혼주의자 NO, 연기할 수 있음에 감사하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타투데이

한지은이 ‘결혼, 하겠나’에 출연한 소감을 밝혔다. 사진|그램엔터테인먼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배우 한지은(37)이 ‘결혼,하겠나’로 가을 스크린의 문을 두드린다.

지난해 열린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코리안시네마에 초청된 영화 ‘결혼, 하겠나’(감독 김진태)는 오랜 연애 끝에 우정과의 행복한 결혼을 앞둔 선우(이동휘 분)가 아빠가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지게 되자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치료비를 해결하기 위한 고군분투를 그린 생계형 코미디다. 한지은은 선우의 든든한 약혼자 우정 역을 맡아 활약했다.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한지은은 ‘결혼, 하겠나’ 개봉을 앞둔 소감을 묻자 “작년에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고 좋게 봐준 것 같아 개봉했을 때 많은 분이 봐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요즘 필요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영화제에서 본 관객들이 많이 공감하면서 울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 영화가 ‘현실 재난’이라고 홍보하고 있는데, 결혼 과정에서 현실과 이상이 부딪히는 이야기다. 단순히 결혼을 앞둔 예비 부부의 문제로 볼 수 있지만, 인생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이상과 현실에 대한 싸움일 수도 있다. 요즘은 스스로 책임지지 않으면 누구도 책임져줄 수 없지 않나. 어린 나이부터도 꿈이 없다는 이야기를, 도전하길 두려워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아팠고 그런 부분에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에서 한지은은 부산 사투리에 도전했다. 촬영 2개월 전부터 사투리 수업을 듣고, 부산 출신 김진태 감독과 사투리 선생에게 받은 녹음파일을 들으며 역할에 몰입했단다.

한지은은 “사투리에 감정을 담아 연기해야 하니까 어려웠다. 제가 어릴 때 대구랑 포항에서 6년 정도 살아 사투리를 쓰긴 했는데 대구와 부산 사투리는 아예 다르다. 강세를 어디에 둬야 하는지를 배웠는데, 정말 어려운 게 규칙적이지 않더라. 그래서 애드리브를 하고 싶을 때 제한적인 부분이 있었다”면서도 “처음에 작품할 때는 사투리에 대한 부담감을 안고 했는데 지금은 친구들 앞에서 가끔 사투리가 자연스럽게 나올 때도 있더라”고 이야기했다.

스타투데이

한지은이 ‘결혼하겠나’에서 이동휘와 호흡을 맞춘 소감을 밝혔다. 사진|그램엔터테인먼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극 중에서 연인으로 호흡을 맞춘 이동휘와는 진중하지만 즐겁게 작업했다고 밝혔다.

한지은은 이동휘에 대해 “오빠가 말 자체가 많은 스타일은 아니다. 그런데 재미있다. 연기할 때는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하고 어딘가 집중해 있어 늘 바쁘더라. 처음에는 오빠도 저도 낯을 가리는 편이라 조금씩 이야기하면서 가까워졌다. 사투리에 감정선까지 준비해야 하니까 저희에겐 숙제였다. 그래서 현장에서 집중해서 진중하게 연기하려고 했다. 오빠가 긴장을 풀어주려고 편하게 해줬고 작품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결혼에 대한 생각을 묻자 한지은은 “비혼주의자는 아니다. 예전에는 결혼과 가정에 로망이 있었고 되게 좋게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현실에서 가능한가 싶기도 하다. 일하다 보니 시간이 벌써 이렇게 흘렀더라. 아직은 내 삶이 자리잡길 바라고 일적으로 앞으로 더 나아가고 싶다. 그래서 저도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런가 하면 한지은은 선우의 곁을 지키는 우정의 행동에 공감이 됐다고도 했다.

그는 “우정이는 선우와 현실을 같이 헤쳐나가고 싶어하는데, 주변에서는 현실을 못 본다고 답답해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제가 보기에 우정이는 바리스타라는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하는 친구다. 사랑만 찾는 친구는 아니다. 자신의 삶도 열심히 사는 친구다. 현실을 못 보는 친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결혼, 하겠나’는 단순히 남녀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만은 아니다. 우정이는 주변에서 말리는데도 선우의 곁을 지키려고 하는데, 저 역시 결심한 것에 대해서는 밀고 가는 성격이라 공감이 됐다. 저도 뚝심이 있다. 그래서 시나리오가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다. 저도 고민 끝에 꽂히거나 마음에 가는게 있으면 주변에서 뭐라고 해도 밀고 가는 편이라 연기도 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스타투데이

한지은이 우정 캐릭터에 공감할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사진|그램엔터테인먼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지은은 과거 방황한 적도 있지만, 우정처럼 뚝심 있게 ‘연기’라는 길을 걸어왔다고 했다.

그는 “데뷔 후 3~4년간 방황한 적이 있다. 그때 스피치 강사로 1년 일한 적이 있다. 일 자체도 나쁘지 않고 부모님도 좋아했다. 처음에 연기 시작할 때 부모님이 반대했다. 아무래도 부모님 입장에서는 스피치 강사라는 직업이 안정적으로 느껴질 수 있지 않나. 그러다가 다시 배우로 돌아오게 됐다. 아무리 생각해도 연기보다 좋은 걸 찾을 수 없었다. 그 시간을 통해 내가 얼마나 연기를 좋아하고 하고 싶어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점점 연기에 대한 간절함이 커졌고, 내가 제대로 해보지도 않고 그만둔 거란 생각도 들고 너무 겁이 많았구나 싶더라. 맨땅에 헤딩할 수 있는지, 스스로 후회하지 않을 만큼 할 수 있는지 끊임없이 물어봤고 그래도 계속 연기가 하고 싶어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후 영화 ‘수상한 그녀’를 통해 복귀한 한지은은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착실하게 쌓고 있다. 드라마 ‘멜로가 체질’ ‘개미가 타고 있어요’ ‘꼰대 인턴’ 등에서 존재감을 뽐내며 열일 행보를 펼치고 있는 것.

한지은은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너무 하고 싶었던 순간도 있고 도망가고 싶었던 순간도 있다. 오르막과 내리막의 지점이 있는데, 최근에는 뭔가 더 성숙하게 잘 가보고 싶다. 배우란 일을 지금도 계속하고 누군가 나를 찾아주고 있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에 든 생각은 오르락 내리락 하는 리듬 속에서도 나의 모난 부분이 다듬어지는 순간이었구나 싶다. 그래서 참 감사하고 앞으로 더 책임감 있게 잘해보고 싶은 마음이다. 내 안에도 여러 모습이 있고 작품마다 나와 완전히 똑같지는 않지만 나의 어떤 한 부분을 꺼내서 연기하는 편이다. 그래야 자연스러운 연기가 나온다고 생각한다. 내 안의 아떤 면을 작품에서 꺼내볼 수 있다는 것도 얼마나 행운인가. 그런 나의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던질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매력적이고 감사한 일인지 깨닫게 된다”며 수줍게 미소 지었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