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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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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워서 직장 다니겠나”…괴롭힘에 숨진 근로자 5년간 16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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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연관 없는 이미지. [사진 출처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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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후 지난 5년간 직장 내 괴롭힘에 따른 정신질환 등을 산업재해로 인정받은 근로자들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이 근로복지공단과 고용노동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이후 올해 8월까지 직장 내 괴롭힘이 원인이 된 산재 승인 사례는 모두 675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19년 20건에서 2020년 72건, 2021년 131건, 2022년 138건, 2023년 185건으로 가파르게 늘었다. 올해 1∼8월에도 129건이 승인됐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를 명시한 개정 근로기준법은 2019년 7월 16일 처음 시행된 바 있다. 또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도 산재로 인정되는 업무상 질병의 유형에 ‘직장 내 괴롭힘, 고객의 폭언 등으로 인한 업무상 정신적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 발생한 질병’이 추가됐다.

이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정신질환 등에 대해 산재를 신청한 근로자들은 꾸준히 늘어 2019년 25건, 2020년 104건, 2021년 173건, 2022년 210건, 2023년 262건, 올해 1∼8월 207건의 신청이 접수됐다. 승인율은 해마다 60∼80% 수준이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재해는 주로 우울증, 적응 장애, 불안 장애,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급성 스트레스 장애 등이다.

피해 근로자를 죽음에까지 이르게 한 괴롭힘도 있다. 2019년 이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사망한 근로자에 대한 산재 신청은 29건이 접수됐고, 이 중 16건이 산재로 인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5년여간 최소 16명의 근로자가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한편 노동부에 접수된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2019년 2130건에서 2023년 1만1038건, 올해 1∼8월 7720건으로 빠르게 늘고 있는 가운데 사용자나 사용자의 가족이 괴롭힘 가해자인 사건도 상당수다.

이 의원실의 조사 결과 2021년 10월 사용자와 사용자의 4촌 이내 친족인 노동자가 다른 노동자를 괴롭히면 최대 1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게 한 근로기준법 조항이 신설된 후 약 3년간 이에 따른 과태료 부과 건수는 476건, 피해 노동자는 527명이다. 사용자 괴롭힘 유형은 폭언이 322건(중복 포함)으로 가장 많았고, 부당 인사 조치 128건, 험담 및 따돌림 46건, 사적 용무 지시 41건, 업무 미부여 32건 등이었다.

이처럼 사용자가 괴롭힘의 가해자일 때엔 사업장 내에서 ‘셀프 조사’가 이뤄지는 탓에 조사 과정에서 피해 노동자의 고통이 더 커지는 경우도 있다.

이 의원은 “사용자에 의한 괴롭힘의 경우 가해자가 셀프 조사를 하지 못하도록 조사 주체에서 사용자를 배제해야 한다”며 “사용자의 셀프 조사를 금지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11월 중 발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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