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22 (화)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헤즈볼라 수장 벙커에 현금 7000억" 이스라엘, 돈줄 끊기 나섰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스라엘군이 레바논의 친(親) 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돈줄 끊기에 나섰다. 지금까지 헤즈볼라의 무기고와 정보시설 등 군사 거점을 초토화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젠 자금줄을 끊어 헤즈볼라 조직의 존립과 재건을 막겠다는 전략이다.

21일(현지시간) 시리아 국영 사나(SANA)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마제흐 지역의 한 민간 자동차를 유도미사일로 표적 공습했다. 이 사고로 헤즈볼라 간부 1명을 포함해 2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인근 호텔 건물도 일부 파손됐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중앙일보

21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교외 지역에 연기와 화염이 솟아오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날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시리아 공습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사망한 헤즈볼라 간부가 이란이 건넨 자금을 받아 헤즈볼라로 보내던 재정부서 책임자였다고 밝혔다.

이날 폭격 당한 마제흐 지역은 시리아 보안기관 본부가 있는 곳으로 각국 대사관 등이 밀집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4월 이곳에 있는 주(駐) 시리아 이란대사관 영사부 건물을 공습해 이란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 사령관 모하마드 레자 자헤디 등 고위 지휘관들을 살해하는 등 일대를 반복적으로 폭격하고 있다.

지난 8일에는 마제흐의 한 주상복합 건물이 폭격당하며 민간인 최소 7명이 숨졌다. 당시 시리아인권관측연구소(SOHR)는 이 건물로 이란혁명수비대(IRGC) 고위 간부들이 자주 드나들었으며 공습 사망자 중 수 명은 시리아 국적자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

21일 레바논 베이루트의 한 마을에서 이스라엘 공습 이후 사상자를 구조하기 위해 구조 대원들이 대학 병원에 집결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즈볼라 수장 사용한 지하벙커에 5억 달러 있다"



아울러 이스라엘군은 이날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의 다히예 지역의 알사헬 병원 지하에 거액의 헤즈볼라 자금이 보관된 벙커가 있다고 공개했다. 이 벙커는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지난 7월 이스라엘군에 살해되기 전까지 긴급 대피소로 사용하던 곳으로, 헤즈볼라가 레바논 시민들에게서 강탈한 돈을 보관하는 시설로 사용되고 있다고 이스라엘군은 주장했다.

하가리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이 병원 단지를 수년간 지켜봤다”며 “벙커 안에는 금과 현금 5억 달러(약 6900억원)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베이루트 다히예를 포함해 레바논 전역의 헤즈볼라 목표물을 타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이 20일 레바논 각지의 헤즈볼라 연계 금융기관 알카르드 알하산(AQAH) 관련 시설 30여 곳을 공습하며 본격적으로 헤즈볼라 돈줄 끊기에 돌입했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이번 공습은 이란에 대한 대응이며, 우리의 표적은 이란이 자금을 지원하고 무기를 보내는 장소”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레바논의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 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美, 이스라엘에 휴전 압박…전문가 "안 통할 것"



한편 미국은 중동의 긴장을 낮추기 위해 총력을 펼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중동 특사인 아모스 호치스타인 백악관 선임고문은 21일 레바논을 방문해 “미국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간 충돌을 가능한 한 빨리 끝내고자 하며,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원하는 것”이라면서 “레바논·이스라엘과 협력해 갈등을 단번에 종식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같은 날 이스라엘을 포함한 중동 순방길에 올랐다. 블링컨 장관의 중동 순방은 지난해 10월 7일 가자전쟁이 촉발된 뒤 11번째다. 그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야히야 신와르 사망을 계기로 가자지구 전쟁 종식과 인질 석방 협상을 재개하라고 이스라엘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일보

민주당 대통령 후보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 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다만 레임덕에 직면한 바이든 행정부의 압박이 이스라엘에 먹힐지는 미지수다. 애런 데이비드 밀러 카네기국제평화기금 선임 연구원은 워싱턴포스트(WP)에 바이든 행정부가 대선 직전 국내 표심에 해를 끼칠 정책 제안을 꺼리고 있으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이 점을 잘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동 이슈는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다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