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7 (수)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15.5층·14.7층·12.9층’ 초고층 감금 카카오 개미 눈물의 인증…‘카나나’가 돌파구? [투자36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헤럴드경제

[게티이미지뱅크, 카카오톡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12.9층(평단가 12만9000원대)인데 진짜 뭐 어떡할까요.”

지난 22일(현지시간) 장 종료 후 한 온라인 주식거래앱 커뮤니티에 올라온 한 카카오 주주의 하소연이다. 한 네티즌이 “거짓말 같다. 세상에 그런 평단가가 어디있냐”며 의문을 제기하자, 아래엔 “11.3층도 못 믿으시겠군요”, “저는 14.9층에서 물타기로 4.8층까지 내려왔어요. 힘내시길”, “전 14.7층인데요”, “저는 물타서 9.9층”, “제가 1등이네요. 15.5층입니다” 등의 반박 댓글이 차례로 달렸다.

한때 삼성전자에 이어 차기 ‘국민주’로 불리던 카카오 종목토론방에선 현재 주가보다 훨씬 더 높은 주가 수준에서 물렸다는 주주들의 하소연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카카오가 야심차게 내놓은 인공지능(AI) 비서 서비스 ‘카나나’에 대한 싸늘한 시장 반응도 주가 하락세를 통해 확인되면서 주주들의 한숨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주가는 전날 코스피 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5.2% 하락한 3만7350원에 장을 마쳤다.

전날 카카오는 경기 용인시 카카오AI캠퍼스에서 개발자 콘퍼런스 ‘이프카카오(if kakao) AI 2024’를 개최하고 신규 서비스인 카나나를 비롯한 그룹 전체 AI 전략을 소개한 바 있다. 특히, 카카오의 AI 서비스를 총괄하는 통합 브랜드로 소개된 ‘카나나’는 등장 전부터 투자자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사상 초유의 창업자 구속과 그룹사의 역대 최대 과징금 등 각종 리스크가 쌓인 데다, 예상보다 지지부진한 AI 개발 속도 등으로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에 반등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다.

헤럴드경제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가 22일 경기도 용인시 카카오AI캠퍼스에서 열린 '이프카카오(if kakao) AI 2024' 세션에서 기조연설하고 있다. [연합]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다만, 전날 주가 흐름만 봤을 때는 시장의 반응은 냉랭한 수준으로 읽을 수 있다. 기대만큼의 혁신은 없었다는 지적과 함께 새롭게 출시될 카나나 서비스가 기존 대화형 앱 강자인 카카오톡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탓에 주가가 뒷걸음질친 것으로 보인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카나나에 대해 “새로움을 주기에는 다소 부족했다”면서 “대화형 AI 서비스 카나나는 제한적인 채팅 정보만으로는 챗GPT 대비 차별적이거나 더 나은 답변을 제시하기 어렵고 별도 앱으로 출시되는 만큼 기존 카카오톡 사용자들을 일일이 초대해야 한다는 한계를 지녔다”고 분석했다. 이어 “카카오그룹 서비스에 적용할 AI 기술들도 이미 시장에 나와 있는 기술을 활용하는 수준인 만큼 혁신성은 떨어진다고 판단된다”고 봤다.

오 연구원은 “정신아 대표는 카카오톡과 AI를 차기 성장동력으로 내세웠으나 실제로 카카오의 성장을 이끌만한 서비스는 찾아보기 어렵다”면서 “과거 카카오페이, 카카오택시 등 이용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수익을 창출했던 것처럼 이용자 입장에서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혁신적인 서비스 출시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오 연구원은 이번 보고서에서 카카오 목표주가 3만8000원, 투자의견 ‘중립’을 그대로 유지했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카나나에 대해 “방향성은 긍정적이지만 구체적인 정보가 필요하다”면서 “출시까지 명확한 타임라인, 기존 카카오톡과의 카니발리제이션(자기 잠식) 가능성, 수익화가 되기까지 비용 문제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다가오는 3분기 실적 발표에서 구체화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카나나는 GPT를 포함한 외부 모델, 오픈소스까지 활용해 학습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맞춤형 결과를 제공할 계획인 만큼 품질 문제가 없다면 유저·채팅 간 사용에 차별성을 갖출 수 있다”면서 “카카오가 보유한 지식재산권(IP)과 연계한 캐릭터 챗 등 다른 AI 서비스로의 확장 가능성도 높다”고 긍정적인 측면도 설명했다.

헤럴드경제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가 22일 경기도 용인시 카카오AI캠퍼스에서 열린 '이프카카오(if kakao) AI 2024' 세션에서 기조연설하고 있다. [연합]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카카오 주가는 지난 2021년 한때 17만원대까지 치솟았지만, 현재 주가는 3만원 대에서 머물고 있다. 지난 7월 26일 종가 기준 3만9800원을 기록한 이후엔 석달 가까이 4만원 대로 올라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카카오 주가가 지지부진했던 데는 그룹의 사법 리스크 요인이 가장 컸지만, AI 관련 비즈니스 역시 마땅한 비전을 보여주지 못한 것도 주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카카오의 AI 서비스는 거대언어모델(LLM) 코-지피티(Ko-GPT, 가칭)으로 진행돼왔으나 코-지피티2.0(Ko-GPT 2.0)의 개발이 지연되며 LLM보다는 AI 서비스에 초점을 맞춰 전략이 수정됐다.

실적 역시 문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카카오의 올해 3분기 매출,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84%, 9.62% 감소한 2조346억원, 1268억원이다.

증권가에선 1년 전에 비해 역성장한 것을 넘어 실제 실적이 컨센서스를 하회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까지 내놓고 있다.

신은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3분기 매출액은 전년대비 1% 증가한 2조384억원, 영업이익은 7% 감소한 1147억원으로 컨센서스(영업이익 1289억원)를 하회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연간 실적 추정치 하향, 광고부문 목표 주가수익비율(Target P/E)를 기존 19배에서 15배로 변경해 목표주가를 하향했다”고 말했다. 실제 DB금융투자는 카카오 목표주가는 기존 5만3000원에서 4만9000원으로 내려 잡았다.

신 연구원은 “신규 광고자리, 커머스 다양화, 수익확대 전략을 통한 향후 매출성장에 대한 확신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연내 밸류업, 새로운 주주환원 관련 정책을 발표할 예정으로 장기적으로 변화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헤럴드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All Rights Reserved.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