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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3 (수)

“분당 엄마들이 지켜줄게” 시의원 자녀 학폭 초등학교 앞에 근조화환 10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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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경기도 성남시 한 초등학교 인근에 지역 학부모들이 보낸 근조 화환이 마련돼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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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원 자녀의 학교폭력 논란을 빚은 경기 성남시 한 초등학교 앞이 23일 오전 기준 100여개의 근조화환으로 가득 찼다.

아침부터 줄 선 근조화환에 아이들은 문구를 읽으며 등교했다. 근조화환에는 ‘엄마들이 두눈 부릅뜨고 지켜봐줄게’, ‘반성하고 사퇴하세요’, ‘사과는 용서를 받을 때까지’, ‘불공정한 세상을 배우게 하면 안 돼요’ 등의 문구가 담겼다.

앞서 분당지역 학부모들은 단체대화방 등을 통해 가해 학생에 대한 엄중한 처벌과 A 시의원 사퇴, 학교폭력 근절 등을 촉구하는 근조화환 시위를 계획했다. 학부모들은 근조화환 문구에 욕설이나 과도한 비방을 금지하며 따뜻한 응원의 말과 절제된 문구를 써야 한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 시민은 “학교 앞에 무슨 짓이냐, 누가 죽었냐, 학교 앞에 애들 상대로 이런 조화를 갖다 놓냐”며 고성을 질러 한때 소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날 분당지역 학부모들은 온라인 카페 등에 이 같은 근조화환 시위 현장을 공유하며 “힘든 일을 겪은 아이에게 어른들이 힘이 돼줘야 한다”, “피해자가 조손 가정이다. 부모님이 안 계셔도 우리 엄마들이 부모의 마음으로 아이를 지켜주자”고 강조했다.

앞서 해당 시의원 자녀는 지난 4~6월 발생한 학교폭력 사건으로 경기도교육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 회부됐다.

교육청에 따르면 A 시의원 자녀를 포함한 4명의 학생이 한 학생을 상대로 상습적인 폭력을 저질렀다. 이들은 피해 학생을 공원으로 불러 모래가 섞인 과자를 먹이고 게임 벌칙이란 이유로 몸을 짓누르는 등의 폭력을 가했다.

학교 학폭위는 가해 학생 중 2명에게 서면사과 및 학급교체 조치를 했으며, 다른 1명에게는 서면사과 및 학교 봉사 4시간, 나머지 학생에게는 서면사과 조치를 내렸다.

성남교육지원청 앞에서 이를 지탄하는 기자회견 등이 열리자 A 시의원은 지난 17일 사과문을 통해 “피해 본 학생과 가족께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부모로서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제 책임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다시는 이러한 일이 절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제 아이도 이번 일에 깊이 반성하고 있고 피해 학생에게 사과하고 지난 일을 후회하며 뉘우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사과에도 공분이 이어지면서 성남시의회 홈페이지는 A 시의원 사퇴를 요구하는 글이 1000건 넘게 올라온 데 이어 접속자가 폭주해 마비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A 시의원의 선거구를 지역구로 둔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20일 ‘성남시 학교폭력에 대한 국민의힘 분당갑 당원협의회의 입장’을 내고 A 시의원에게 “책임지고 당을 떠나라”며 출당 명령을 내렸다.

A 시의원은 이튿날 탈당계를 냈으며, 지역주민들은 추후 성남시의회 앞에서도 근조호화환 시위를 할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시의회 제297회 임시회는 이달 23~28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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