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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교권 추락

대전 용산초 교사에 악성민원 학부모 재판 넘겨져…대전교사노조 “악질적 교권침해에 경종 울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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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차례 악성 민원을 넣어 대전 용산초 교사를 죽음으로 내몬 혐의를 받고 있는 가해 학부모가 재판에 넘겨졌다. 교육계는 가해 학부모가 형사처벌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악질적인 교권침해에 경종을 울리는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3일 법조계와 대전교사노조 등에 따르면 검찰은 전날 순직 교사의 유족이 고소한 학부모 A씨 부부를 허위 사실적시 명예훼손,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지난 7월 유족이 검찰에 재수사 요청 한지 4달여 만이며, 경찰에 가해자를 고소한 지 1년여 만이다.

세계일보

전국교직원노동조합대전지부 등 교원단체 관계자들이 지난 6월 26일 오후 대전 서구 대전경찰청 앞에서 대전용산초 교사 사망사고 부실 수사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재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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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 부부는 2019년부터 순직 교사에게 악성 민원을 넣기 시작했다. 유성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1학년 담임을 맡고 있던 교사가 반 친구들을 괴롭히고 자신의 지시를 무시한 일부 학생들을 제지하고 훈육한 것을 문제삼았다. A씨 부부 등은 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했다.

교사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관련 학부모들은 △국민신문고 7회 △학교 방문 4회 △전화 3회 △아동학대 신고 1회 △학교폭력위원회 신고 1회 등 4년여 동안 16차례 민원을 제기했다.

수년간 정신적 고통을 호소해온 교사는 대전 유성구 용산초로 전보한 지 6개월 만인 지난해 9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올해 6월 공무상 재해가 인정돼 순직 처리됐다.

A씨 부부는 교사 사후에도 온라인커뮤니티 등에 허위 사실을 올려 교사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받는다.

숨진 교사의 유족은 이날 입장을 내어 “어찌되었든 죄를 물을 수 있게 된 점은 다행으로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당시의 교권침해 행위에 대한 처분이 없다는 것은 많이 아쉽다. 학부모가 무도한 교권침해를 해도 달리 처분을 받지 않고 있고, 선생님들은 여전히 대처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 속상하다”고 했다.

대전교사노조도 성명서에서 “검찰 수사 결과는 작년 서이초 순직교사를 비롯, 순직교사 가해 학부모들이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은 사실에 비추어보면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교사노조는 “순직교사에 대한 교권침해 가해 학부모에 대한 형사 처벌 첫 사례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교권침해 가해자인 A씨 부부에 대한 형사처벌이 악질적인 교권침해에 경종을 울리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교사노조는 다만 순직 교사 사건과 관련 가해 학부모들의 공무집행방해, 교감 등 학교 관리자의 직무 유기 혐의가 무혐의 처분된 것에 대해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윤경 대전교사노조위원장은 “용산초 선생님의 순직 인정이 교권 보호에 대한 울림이 되었듯 형사 재판 결과도 정당하게 나와 교권 보호의 이정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전=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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