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무기 지원 가능’ 한국 정부 입장에 발끈
러 외무부 “한국, 우크라 정권에 놀아나선 안 돼”
“北 파병 보도는 허위·과장… 평양에 물어 보라”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이 지난달 14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2024 브릭스 정상화의'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모스크바=타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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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정부가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에 대한 대응을 고려 중이라고 밝힌 한국 정부에 ‘가혹한 대응’을 운운하며 엄포를 놓았다. 대(對)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등 전쟁 개입 행위를 하지 말라고 경고한 것이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한국 정부의 최근 발표와 관련해 “러시아는 우리 국가와 국민의 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모든 조치에 가혹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조치는 가시적일 수 있다”며 “한국 당국의 신중하고 상식적인 판단을 희망한다”고 부연했다. 앞서 한국 대통령실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과 관련, “(우크라이나에) 단계별로 방어형 무기의 지원을 고려할 수도 있고, 한도를 지나치면 공격용 무기를 지원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북한군 파병설에 대한) 한국 정부 반응이 당혹스럽다”며 “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 ‘테러 정권’에 놀아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우크라이나 분쟁에 개입했을 때, 한국의 안보에 발생할 수도 있는 결과를 생각해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또 한국과 러시아 간 경제·인도주의 분야 교류·협력을 거론한 뒤 “왜 지금 한국은 명백한 서방의 도발에 굴복하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북한군 러시아 파병’에 대한 각종 보도들에 대해 자하로바 대변인은 ‘허위·과장 정보”라고 일축했다. 이날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북한군이 러시아에 주둔해 있다는 증거가 있다”고 언급한 사실과 관련해선 “북한군 위치는 평양에 물어보라”며 즉답을 피했다. 또 한국 국가정보원이 왜 ‘북한군 파병’ 발표로 소란을 일으켰는지 의문이라면서 “우크라이나가 계속 한국에 살상 무기 제공을 요청해 왔다는 점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와 북한 간 군사 협력은 한국에 어떤 피해도 주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