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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4 (목)

[300스코어보드-복지위] '의료공백'부터 복지정책까지 모두 잡은 '국감 스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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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2024 국정감사]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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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종합감사=강선우(민), 김남희(민), 김윤(민), 남인순(민), 박희승(민), 백혜련(민), 서미화(민), 서영석(민), 소병훈(민), 이개호(민), 이수진(민), 장종태(민), 전진숙(민), 김미애(국), 김예지(국), 백종헌(국), 서명옥(국), 안상훈(국), 최보윤(국), 추경호(국), 한지아(국), 김선민(조), 이주영(개), 박주민(민, 위원장)

올해 국회 복지위 국정감사에선 의대증원과 '응급실 뺑뺑이' 등 의료공백, 마약류 의약품 오남용, 정부의 국민연금 개혁안 등 대한민국의 시급한 의료계 현안들에 질의가 집중됐다. 의료계 전문가 출신 의원들 사이의 '용쟁호투'가 관전 포인트였다.

여야 간 정쟁으로만 점철된 일부 상임위원회와 달리 복지위만큼은 대다수 의원들이 높은 수준의 정책 질의를 펼쳤고 또 집요하게 정부에 국민 건강을 위한 정책 해법을 따져물었다. 복지위는 여야 의원 간 이견으로 목소리가 높아진 적은 있어도 단 한 번의 파행도 겪지 않았다.

복지위의 올해 국감 종합 스코어보드에서는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차별화된 질의로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증인·참고인 질의부터 일반 정책 질의까지 일관되게 약자를 향한 따뜻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야당 의원다운 날카로운 질의로 눈길을 이끌었다. 장애인 당사자로서 대한민국 장애인들이 겪는 어려움을 섬세하게 살폈고, 장애인들이 겪는 격리 강박 등의 어려움과 이를 초래한 정책 공백에 대해서는 따끔하게 질타했다. 서 의원은 △1형 당뇨병 환자 △양재웅 정신의학과 전문의 △탈시설 장애인 등 다양한 인물을 증인 및 참고인으로 신청해 이들을 통해 여러 사안을 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전임 복지부 산하기관장다운 차별화된, 굵직한 '한방'이 있는 질의로 눈길을 모았다. 이날 종합 국감에서 김 의원은 정부의 한국형 상병수당 시범사업 추진에서의 빈 허점을 찾아내 보건복지부의 사과를 끌어내기도 했다.

복지부는 2023년부터 한국형 상병수당 시범사업을 추진하며 대기기간을 3·7·14일로 설정해 운영하면서 국제노동기구(ILO)에서도 상병수당 대기기간을 '최소 3일' 이상 설계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는데, 김 의원은 사실 ILO에서 규정한 기간은 '최대 3일'인데 이를 정부가 잘못 해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도 "말씀하신 것은 잘못된 것이 사실"이라고 답했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 역시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 민간 BF인증제도 등 장애인 문제에 천착해 차별화하고 눈에 띄는 질의를 선보였다. 지난 8일 국감장에는 김 의원의 신청으로 고령의 중증 장애인이 참고인으로 출석했는데, 이를 통해 노인장기요양요양법 등 현 제도의 허점을 짚었다. 김 의원은 조규홍 복지부 장관의 제도개선 약속을 받아내기도 했다.

김 의원이 식품과 의약품, 화장품 등의 표시 성분을 시각·청각 장애인들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정보 접근성을 개선해줄 것을 질의했던 것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김 의원은 지난 10일 국감장에 콜라캔부터 소화제, 감기약, 클렌징밤 등 일상 속에서 접할 수 있는 여러 물건을 실제로 꺼내놓고 시각장애인인 본인이 직접 각 제품 별 정보를 어떻게 확인하는지를 시연하기도 했다.

일부 제품은 QR코드로 정확한 안내를 받을 수 있는데 시각 장애인에게는 QR코드가 제품 어디에 있는지 찾는 것도 어렵다며 "QR코드 주변에 점자로도 표시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역시 "취지에 공감한다"면서 "(업체에) 사용을 적극 권장하겠다"고 했다. 이 외에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불법주차 문제 등 일상 속 문제에 초점 맞춰 쉽게 설명하며 전달력을 높였다는 평가다.

박주민 복지위원장은 직접 PPT를 준비해 정책 질의에 나서는 등 정책 위원장다운 모습을 선보이면서도 특유의 농담으로 좌중의 유연한 분위기를 이끌었다. 김미애 여당 간사는 야당 의원들의 공세를 막아서면서도 합리적 비판은 수용하는 유연한 모습을, 강선우 야당 간사는 야당 대표 공격수다운 압박 질의로 피감기관장들을 긴장케 했다.

올해 복지위 국정감사는 예년 국감에 비해 의료공백과 연금개혁, 마약 등 특정 이슈에만 집중돼 다양한 질의가 부족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았다. 해당 이슈들은 국가적 현안이자 담당 상임위인 복지위의 가장 큰 과제라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그만큼 보건·복지 분야의 시급한 다른 현안이 주목을 받지 못한 결과기도 하다.

한편 머니투데이 더300[the300] 국감 스코어보드의 평가 기준은 △정책 전문성 △이슈 파이팅 △국감 준비도 △독창성 △국감 매너 등이다. 상임위별 이슈·현안 관련 전문성과 발언의 적절성, 고성·욕설·막말 여부, 성실성 등을 따진다.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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