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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4 (목)

민주당 “정부, 독도 문제 경시해”…조태열 “질문 의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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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독도 문제 다루는 정부 태도 질타

국민의힘, ‘분쟁화’ 일본 의도에 휘말리는 것

사도광산 추도식에 일본 총리 참석 어려울 듯

경향신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태열 외교부장관을 상대로 질의를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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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2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외교부·통일부 종합 국정감사에서 독도 문제를 다루는 정부의 태도를 질타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독도 문제를 계속 거론하는 건 분쟁화를 바라는 일본 의도에 휘발리는 것이라며 정부를 두둔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민주당의 질의에 “의도가 뭔지 모르겠다”고 답변해 민주당 측의 반발을 샀다.

더불어민주당 대표인 이재명 의원은 이날 일본정부관광국이 지난 4~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트래블쇼 2024’에서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기한 지도를 비치·배포한 사실을 거론했다. 이에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죄송하다. 모르고 있었다”고 답하자 이 의원은 담당 국장에게 질의를 했다. 김상훈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은 “중요한 사안인 만큼 인지하자마자 일본에 항의했다”라며 “주한 일본대사관을 통해서 구두로 ‘독도는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적 우리 영토’라고 얘기했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조 장관이 이런 조치도 보고받지 않았다고 하자 “이 정부의 독도에 대한 태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경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장관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지난 2월 외교부가 운영하는 해외여행안전사이트에서 독도를 ‘재외 대한민국 공관’으로 표기한 점, 지난해 3월 외교부가 발간한 <2023년 일본개황>에서 일본 측 인사의 ‘독도 영유권 주장’ 발언을 통째로 누락한 점 등도 지적했다. 조 장관은 해외여행안전사이트 문제를 두고 “중요한 실수”라며 “기술적인 오류였고 조사를 했고 시정조치를 한 것으로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다만 <일본개황>과 관련해서는 “맥락을 파악한 후에 답변하겠다”고 했다.

이 의원이 독도 문제를 캐묻는 과정에서 조 장관의 답변 태도가 논란이 됐다. 조 장관은 “이 질문들을 쭉 하는 의도가 뭔지 모르겠다”라며 “독도 문제를 이 정부가 소홀히 하고 있다는 의도를 갖고 물어보는 건가”라고 물었다. 그는 이어 “독도가 우리 영토라는 단호한 입장은 역대 정부에서부터 일관되게 취해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조 장관의 발언이 부적절하다며 “장관의 답변 태도 관련해서 용어를 적절하게 사용하도록 주의를 촉구해 달라”고 김석기 외교통일위원장(국민의힘)에게 요청했다. 반면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대한민국 정부가 독도를 포기하고 등한시 하면서 일본 영토라는 인정하는 사례가 어떻게 있을 수 있나”라며 “독도 문제를 계속 언급하는 건 (분쟁지역으로 만들겠다는) 일본 의도에 휘말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조정식 민주당 의원이 “수감기관의 장이 질문의 의도가 뭐냐고 도발적으로 되묻는 건 대단히 부적절하다”라며 재차 주의를 요구했고, 김석기 위원장은 “조 장관은 답변 때 참고해 달라”고 했다.

경향신문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2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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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장관은 사도광산 추도식에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참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조 장관은 ‘일본 사도광산 추도식에 이시바 총리가 참석해 아픔을 공감하는 이벤트가 된다면 큰 의미로 울림이 있을 것 같다’는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그렇게 되면 좋겠지만 이시바 총리 나름의 국내 정치적인 환경이 있어서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시바 총리가 국내 보수층을 의식해 추도식에 참석할 가능성은 작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조 장관은 “(추도식은) 올해 안에 열릴 것”이라며 구체적인 시기와 장소, 참석하는 일본 고위층의 범위는 논의 중이라는 취지로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 7월 말 일본 사도광산의 등재에 찬성하는 대신 일본 측이 사도섬에서 매년 추도식을 열기로 합의했다. 외교부는 애초 7~8월쯤 열기로 했다고 밝혔으나 현재까지 열리지 않고 있다.

김태호 의원은 “우리가 할 말을 다 하면서 미래로 갈 수는 없어서 가끔 자제하기도 해야 하지만, 이제 일본도 그런 모습을 보여줄 때가 됐다”라며 “외교부가 각별히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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