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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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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초의 고난 재현한 '퉁소소리'…주연 이호재 "역사는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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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극단, 고소설 '최척전' 연극화…"순수 우리말 작품이라 매력적"

"전쟁 속 민중의 삶 돌아보는 작품"…내달 11∼27일 세종문화회관

연합뉴스

서울시극단 연극 '퉁소소리' 포스터
[세종문화회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이 작품을 통해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을 꼭 기억했으면 해요."

원로 배우 이호재(83)가 조선 중기 문인 조위한의 고소설 '최척전'의 최척으로 분해 전쟁으로 고통받은 조선 민초들의 삶을 재현한다. 다음 달 11∼27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상연되는 서울시극단 연극 '퉁소소리'의 주인공 '노인 최척' 역을 맡았다.

'퉁소소리'는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배경으로 사랑과 이별, 그리움, 재회를 그린 작품이다. 서울시극단 고선웅 단장이 각색과 연출을 맡았다. 이호재가 '노인 최척'을, 연극배우 박영민이 '젊은 최척'을 연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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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최척' 역의 이호재
[세종문화회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4일 세종문화회관 연습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호재는 '퉁소소리'를 '현시대를 투영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역사는 반복되고 또 반복된다"며 "400여년 전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지금도 무대에 오르듯이 지금을 사는 사람들만 사라질 뿐 역사는 돌고 돈다"고 말했다.

지난 9월 1일까지 손진책 연출의 연극 '햄릿'에서 '유령' 역으로 출연했던 이호재는 후속 작품으로 국내 창작극을 선택한 이유도 밝혔다. 이호재가 "번역극은 다른 나라 말을 우리말화한 것이지만, 창작극은 순수 우리말 작품이라 더 매력적"이라고 하자 간담회 참석자들의 환호가 쏟아지기도 했다.

이호재는 'K컬처'나 'K콘텐츠'와 같은 용어를 거론하면서 소외되는 우리말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아름다운 우리말도 많은데 굳이 이해하기도 어려운 외래어를 섞어 표현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하며 "다행히 '퉁소소리' 대사에는 우리말 어휘가 많이 들어있다"고 말했다.

우리 연극의 세계화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이호재는 "음악이나 미술, 문학은 번역만 잘하면 충분히 세계에서 통할 수 있지만 연극은 말로 표현되는 예술이라 상대적으로 더 힘들다"면서 "교민들도 작품의 어휘를 다 이해하지 못하는 실정이라 자막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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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하는 고선웅 서울시극단 단장
[세종문화회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간담회에는 고선웅 단장이 참석해 작품의 제작 배경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무려 15년 동안 '퉁소소리' 무대화를 고민했다는 고 단장은 끊이지 않는 전쟁의 참상을 알리기 위해 작품 제작에 돌입했다고 한다. 그는 "소설 '삼국지'를 읽으면서 '30만 대군'이라는 표현에 감동만 하지 병사들의 가족사나 개인사에는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며 "21세기에도 계속되는 폭력적인 전쟁의 상황 속에서 민중의 삶을 돌아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작품을 구상했다"고 밝혔다.

원작의 제목인 '최척전'을 '퉁소소리'로 바꾼 이유도 소개했다. 고 단장은 "'최척전'의 주인공은 사실 최척과 그의 아내 옥영, 두 명"이라며 "'최척과 옥영전'이 제목으로 더 맞지만, 두 사람을 재회하게 하는 매개체가 퉁소라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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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영' 역의 정새별(왼쪽)과 '젊은 최척' 역의 박영민
[세종문화회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작품에서 젊은 '최척'과 '옥영'으로 출연하는 박영민과 정새별도 연극 팬들의 관심을 끈다. 섬세하면서도 강인한 조선의 여성상을 그려낼 정새별은 "고난 속에서도 살아갈 수 있는 것은 바로 사랑의 힘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작품"이라며 "사랑이 가지는 힘을 배워가면서 즐겁게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영민도 "어떻게든 살아가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며 "처음 연극을 시작할 때처럼 재미있게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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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퉁소소리' 출연진과 제작진
[세종문화회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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