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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4 (목)

이화영 변호인, 보석 심문서 “이 재판 때문에 이재명 양형 불이익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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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보석 조건은 이야기 안 하고 이 대표 얘기”

조선일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지난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검사 탄핵소추사건 조사 청문회에 출석,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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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대북송금’과 불법 뇌물·정치자금 수수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받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측은 24일 열린 그의 보석 심문에서 “이 사건 재판 때문에 이재명 피고인의 제3자 뇌물 심리의 양형상 불이익이 매우 심각하다”고 했다.

검찰은 “보석 조건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야기를 하신다”며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수원고법 형사1부(재판장 문주형)는 이날 오후 이 전 부지사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등에 대한 2심 7차 공판을 마치고, 이 전 부지사의 보석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심문을 진행했다.

이날 이 전 부지사 측 변호인은 “이 사건 공소사실은 외화의 반출에 필요한 신고나 허가 절차를 위반했다는 매우 단순한 공소사실을 기초로 해서 기소가 했는데, 실제 내용은 제3자 뇌물로 추가 기소된 이재명 피고인의 공소사실 주요 내용들이 원심에서 심리됐다”며 “의도적으로 분리 기소를 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변호인은 또 “공범인 이재명의 증거자료에 대한 탄핵 등이 없는 상태에서 심리가 이뤄졌고, 이 상태에서 항소심이 마무리되면, 사실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는 등 여러 가지가 예상된다”고 했다. 변호인은 “이 사건 재판 때문에 추가 기소된 제3자 뇌물 심리가 형해화(形骸化) 될 수 있고, 양형상 불이익도 매우 심각하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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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지사 재임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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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이 전 부지사가 받고 있는 항소심 재판은 800만불 대북송금에 따른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만 적용돼있다. 이 전 부지사와 이 대표는 이 사실을 바탕으로 제3자 뇌물 혐의로 별도 기소돼 수원지법에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이에 검찰은 “보석심문은 보석 조건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자리인데, 변호인은 보석 사유나 조건에 대해 아무런 내용을 말씀 안 하시고, 이재명 대표 이야기를 하신다”고 했다. 검찰은 “1심에서 재판 중인 다른 사건이 선고가 될 때까지 이 사건(항소심) 선고를 하면 안 된다는 취지인데 납득하기 어렵다”며 “보석 청구를 기각해달라”고 했다.

이 전 부지사 측은 1심 선고 전인 지난 5월 21일 열린 보석심문에서도 “이화영에 대한 유죄판결은 향후 이재명 대표에 대한 유죄를 추정하는 유력한 재판 문서로 작용할 것”이라며 보석 조건과는 무관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당시에도 검찰은 “형사소송법에 의하면 보석 조건에 대한 심리에 집중하도록 돼있는데도 불구하고 이화영의 보석 조건이 아니라 정치적 주장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 전 부지사는 지난 16일 법원에 보석 신청을 냈다. 그는 2022년 10월 14일 구속 기소돼 수원구치소에 수감됐다가, 지난 6월 7일 이 사건 1심에서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받고 안양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상태다. 그 사이 두 차례 보석을 신청했으나, 각각 기각돼 2년 넘게 구속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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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쌍방울그룹 본사 정문.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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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재판에선 이 전 부지사와 같은 혐의로 기소된 방용철 쌍방울 그룹 부회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뤄졌다. 이날 방 부회장은 “리호남에 도지사 방북비용 70만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리호남은 북한 특수공작원으로, 영화 ‘공작’의 모티브가 된 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은 2019년 당시 도지사였던 이재명 대표의 방북비용 명목의 300만불 중 70만불을 2019년 7월 제2회 아태평화국제대회가 열린 필리핀 마닐라에서 리호남에게 건넸다고 했다. 그러나 이 전 부지사 측은 “리호남이 이 행사에 오지 않았다”며 이 같은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해 왔다.

이날 방 부회장은 “위챗이라는 (중국 모바일)메신저에 최모씨(쌍방울 직원), 리호남, 저 셋이 있는 (단체 대화)방이 하나 있었고, 연락을 통해 저희 호텔로 오라고 했다. (김성태)회장님이 있는 방까지 제가 안내했다”고 했다. 그는 또 “저희가 (70만 달러가 담긴)가방을 준비해 놨다”며 “고급 위스키를 사면 캐리어를 주는데, 거기다가 회장님이 돈을 담아두셨던 거로 기억하고, 가방째로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증언했다.

이 전 부지사는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이던 2019년 도지사 방북 비용 300만불과 북한 스마트팜 사업 비용 500만불을 쌍방울이 대신 북한 측에 내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로부터 법인카드와 차량 등을 제공받는 등 수 억원 대의 정치자금과 뇌물을 받은 혐의 등도 받고 있다. 1심 재판부인 수원지법 형사11부(재판장 신진우)는 지난 6월 7일 그에 대한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하면서, 스마트팜 사업비와 방북비용 등 800만 달러가 북한 측에 전달한 사실을 인정했다.

[수원=김수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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