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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5 (금)

이슈 세계 속의 북한

미 “북한군 투입 땐 표적”…러 “한국 안보 미칠 결과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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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왼쪽)과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 UPI·타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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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북한군 일부가 러시아에 파병됐다는 한국 정부 주장을 일부 확인했으나, 러시아는 부인하며 한국에 위협성 발언을 했다. 북한군 2천명이 러시아 서부로 이동하고 있다는 일본 언론 보도도 나왔다.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실제로 투입된다면 유럽뿐 아니라 한반도 안보 지형을 바꿀 충격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23일(현지시각) “우리는 10월 초순과 중순에 북한이 적어도 병력 3천명을 러시아 동부로 보낸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군은 강원도 원산에서 선박으로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한 뒤 러시아 동부의 여러 러시아군 훈련 시설에서 훈련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커비 보좌관은 이어 “우리는 이 병력이 러시아군과 함께 전투에 투입될지는 알지 못한다”며 “이 북한군 병사들이 우크라이나에 맞서 싸우기로 한다면 그들은 적법한 군사적 표적이 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 18일 한국 국가정보원이 1만2천명의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될 예정이라고 발표한 이후 미국은 이런 정보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입장을 유지했는데, 이날 한국 정부 주장 일부를 확인한 것이다.



일본 교도통신은 이름을 밝히지 않은 우크라이나군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군이 기차 등을 타고 우크라이나 국경과 가까운 러시아 서부로 이동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8월부터 공격 중인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주 또는 남서부 로스토프주로 향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또한, 북한군 장교 10명가량이 선발대로 러시아 쿠르스크주로 이달 초 이동해 이들 부대의 이동을 기다리고 있다고 부연했다.



같은 날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북한 파병설은) 허위·과장”이라며 “러시아는 우리 국가와 국민의 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모든 조처에 가혹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대통령실이 22일 우크라이나에 ‘공격용 무기’ 지원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해 “한국 안보에 미칠 결과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위협도 했다.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쟁 전선에 투입되면 나토 차원 파병설에 불을 붙여 유럽 안보 지형을 바꿀 수 있다. 앞서 지난 21일 폴리티코는 가브리엘류스 란츠베르기스 리투아니아 외교장관이 서면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전투 부대가 북한의 탄약과 군사 인력으로 무장하고 있다는 정보가 확인되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제안했던 ‘지상군 배치’ 아이디어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미국 외교 잡지 포린폴리시는 23일 우크라이나에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2년 반을 넘으면서 양쪽 모두 병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데, 한국과 우크라이나 주장대로 잘 훈련된 정규군 1만명 이상이 투입된다면 판도를 흔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한반도에도 큰 파장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 북한과 러시아는 지난 6월 쌍방 중 한쪽이 무력 침공을 받아 전쟁 상태에 처하면 다른 쪽이 군사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을 담은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했고, 24일 러시아 하원은 이 조약을 비준했다. 러시아는 북-러 군사동맹을 부활시켰다는 평가를 받는 이 조약을 고리로 한반도 문제에 깊숙이 개입할 수 있게 됐다.



베를린/장예지 특파원 penj@hani.co.kr,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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