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25 (금)

일본 ‘사전투표 인증서’엔 ‘시나모롤’이…논란 속 인터넷 거래 활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일본 최대 중고사이트 ‘메루카리’에 올라온 투표 인증서 판매글. 누리집 갈무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7일 치러지는 일본 중의원 선거를 앞두고 사전투표를 마친 유권자들의 인증서 일부가 인터넷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판매되며 논란을 빚고 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25일 “선거를 마친 유권자들에게 투표소에서 발급하는 ‘투표 인증서(필증)’가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서 판매되고 있다”며 “27일 본투표가 치러지는 중의원 선거의 (사전투표) 투표 인증서도 인터넷에 나와 한 장에 수백엔에 거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

일본 산리오의 캐릭터 시나모롤. 누리집 갈무리


일본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를 마친 이들에게 카드형 증명서를 준다. 해당 선거명과 증명서를 발행한 선관위, 날짜 등이 적혔는데, 인기가 높은 캐릭터 ‘시나모롤’ 등이 그려져 있어 눈길을 끄는 수집용 아이템으로 괜찮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일부 선관위에서 발행하는 인증서를 갖고 있으면, 상품이나 서비스를 할인받을 수도 있다. 애초 선거 독려를 위해 발행된 투표 인증서가 뜻밖에 중고 사이트에서 거래되는 ‘상품’이 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일본 최대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인 ‘야후 옥션’, ‘메루카리’ 등을 보면, 투표한 유권자들에게 주는 ‘투표 인증서’가 거래되는 모습을 볼수 있다.



투표 필증에는 ‘판매를 삼가달라’고 적혀 있지만 아랑곳하지 않게 거래가 이뤄지는 모습이다. 지역 선관위 관계자들은 이 신문에 “매우 유감스럽다” “예상하지 못한 사태”라거나, “무료로 받을 수 있는데 굳이 사는 사람이 있느냐”는 등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일부는 “투표율 제고 목적으로 발행했는데, 거래된다는 데 깜짝 놀랐다. 대응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2021년 중의원 선거 당시 전국 1741곳 지자체 가운데 1064곳이 투표 인증서를 발급하고 있다. 발급하지 않는 지역에서는 “투표에 가지 않아 불이익이 있어서는 안 된다”, “투표 여부 자체가 헌법이 보장하는 ‘비밀 투표’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우려를 전했다. 특정 정치 단체가 조직 내부 구성원들에게 투표 인증서를 제출하도록 해 조직투표에 이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권력에 타협하지 않는 언론, 한겨레 [후원하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행운을 높이는 오늘의 운세, 타로, 메뉴 추천 [확인하기]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