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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토)

[사설]‘여사 블랙홀’에 與 지지층서도 48 대 40으로 갈린 국정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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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대통령실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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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갤럽이 어제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2%포인트 하락한 20%였다. 9월 둘째 주 조사에서 정부 출범 이래 최저치(20%)를 기록한 뒤 소폭 올랐는데 이번에 다시 최저치를 찍은 것이다. 부정 평가도 지난주보다 1%포인트 오른 70%로 9월 둘째 주와 같은 최고치였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긍정과 부정 평가가 각각 48%, 40%였다. 지난주 56%였던 여당 지지층의 긍정 평가가 크게 줄면서 금주에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윤 대통령 지지율 악화의 근저에는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논란이 있다. 응답자들은 부정 평가 이유로 ‘김 여사 문제’(15%)를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경제·민생·물가’(14%), ‘소통 미흡’(12%), ‘전반적 잘못’ ‘독단적·일방적’(각각 6%) 순이었다. 소통 미흡이나 독단적·일방적 일처리를 지적한 응답에도 김 여사 문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깔려 있을 것이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정부의 국정 추진 동력을 보여주는 지표나 다름없다. 20%대 지지율은 이미 국정 운영을 하기 쉽지 않은 위험 단계라는 평가가 많다. 그 선마저 무너져 10%대로 주저앉으면 사실상 ‘심리적 탄핵’ 상태가 된다고 한다. 여당 지지층의 긍정 평가마저 줄어든다면 여당조차 대통령 눈치를 보지 않게 되고 공직사회에 대한 장악력도 급속히 떨어질 것이다.

김 여사 문제가 모든 국정의 동력을 잠식하는 블랙홀이 된 지 오래다. 그런데도 윤 대통령은 “돌을 던져도 맞고 가겠다”며 비판적 여론을 돌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여사 문제의 정리를 요구하는 여당 대표와는 한판 대결이라도 벌이겠다는 자세다. 여소야대 국회의 현실에서 야당과의 협치 노력을 등한시한다는 평가를 받는 터에 여당마저 갈라져 일부라도 등을 돌린다면 과연 국정은 어떻게 끌고 갈지 의문이다.

의정 갈등의 장기화, 지지부진한 3대 개혁으로 인해 가뜩이나 민심의 불만이 큰 상황에서 김 여사를 둘러싸고 터져 나오는 온갖 논란들에 국민은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김 여사 문제를 외면하는 동안 정작 그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도, 대통령 부부 자신을 위해서도 더 늦기 전에 결단해야 한다. 국민의 인내심이 바닥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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