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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토)

도쿄 생활자가 들려주는 한 템포 느리게 걷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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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이 저자] ‘고양이는 대체로 누워 있고 우다다 달린다’ 전찬민

조선일보

'고양이는 대체로 누워 있고 우다다 달린다' 전찬민 작가


18년 차 도쿄 생활자 전찬민(39)은 ‘이력 없음’이 눈에 띄는 작가다. 에세이 ‘고양이는 대체로 누워 있고 우다다 달린다’(달)가 첫 책이다. 제목과 표지에 이끌려 무심코 집어 들었다가 그의 인생 이야기를 골똘히 읽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살면서 꼭 필요한 순간에 뭔가 반짝할 때가 있더라고요. 내 페이스대로 열심히 살다 보면 기적이 벌어지기도 하죠.” 달 출판사 대표인 이병률 시인을 지인 소개로 우연히 한 저녁 자리에서 만난 것이 그에겐 반짝이는 순간이었다. “주구장창 소설만 편식해 읽는다”는 전 작가의 말에 이 시인은 “응? 그거 취향이 있다는 건데?”라며 관심을 보였다. 몇 분 뒤 이 시인이 제안했다. “내일 미팅 좀 하시죠.” 다음 날 신주쿠 가구라자카의 한 카페에서 둘은 여섯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곧바로 출판 계약을 맺었다.

이병률 시인이 ‘픽(pick)’한 감수성의 소유자. 만 열아홉 살에 일본 도쿄로 건너와 어학원을 다니며 일을 병행했다. 얼마 뒤 남편을 만났다. 스물두 살에 결혼하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됐다. 어떤 때는 한없이 누워 있고, 때론 우울감에 젖기도 한다. 그래도 자기만의 페이스를 긍정하며 걸어갈 줄 안다. 이를 글로 그럴싸하게 풀어낸다. 전 작가는 “아등바등 사는 건 생각보다 꽤 멋진 삶이고 성실함은 굉장한 재능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그에게 도쿄는 잘 맞는다. 서울보다는 한 템포 느리게 걸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도쿄는 잠깐 멈춰 서서 바람을 느끼고 먼 산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줘요.” 한적한 주택가 한가운데 있는 목욕탕에 가는 것을 즐긴다. “밤에 목욕을 마치고 나오면 정말로 조용해요. 여기가 도시 한복판이 맞나 싶을 정도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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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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