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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토)

광진구, 위반건축물 지위승계 중단에… “계도기간이라도” vs. “이게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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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진구가 위반건축물에 대한 지위승계를 최근 중단하면서 지역 자영업자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구청은 “원칙을 지킨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자영업자들은 갑작스런 정책 변화에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조선비즈

지난 23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건대입구역 상권에 있는 위반건축물. 2층에 비해 튀어나온 1층 부분이 위반건축물이다. /백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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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광진구청에 따르면 서울 광진구는 최근 관내 위반건축물 양도·양수 시 영업자 지위승계 승인을 더 이상 하지 않기로 했다.

위반건축물은 건축법과 도시계획법 등 건축물과 관련된 법규를 위반해 지어진 건축물을 말한다. 건축물이 사용승인을 받은 후 무단으로 용도를 변경하거나 증축, 개축, 대수선 등의 건축행위를 한 경우다. 예를 들어 규제를 무시하고 층수를 높인 경우, 상가 전면에 확장을 한 경우, 테라스를 설치해 운영하는 경우 등 다양하다.

이 같은 위반건축물에 관할 구청은 철거와 원상복구를 하도록 시정명령을 내린다. 이행되지 않을 경우 ‘강제이행금’이라는 과태료를 부과한다. 강제이행금은 위반건축물이 철거될 때까지 나온다. 원칙적으로는 건물주에게 부과되지만 관행적으로 임차인에게 전가되는 경우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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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건대입구역 상권에 있는 위반건축물. 건물 윗층에 비해 튀어나온 아래층 부분이 위반건축물이다. /백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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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진구를 비롯한 몇몇 자치구는 최근까지 위반건축물 양도·양수 시 영업자 지위승계를 관례적으로 승인해줬다. 임차인인 자영업자들은 이를 추가 부담하는 월세 개념으로 생각하고 영업을 해 왔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광진구가 지위승계 승인하지 않는 것으로 방향을 잡으면서 혼란이 시작됐다. 위반건축물을 철거하지 않으면 영업 허가를 내주지 않기로 한 것이다.

서울 광진구 자양동 건대입구역 상권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한 자영업자는 “다음 세입자에게 가게를 넘겨줘야 하는 상황에서 갑자기 지위승계가 안된다는 통보를 받으니 청천벽력”이라면서 “가게를 그만두고 싶어도 그만두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광진구청은 지위승계 승인 불허에 대해 식약처에서 나온 질의 내용을 근거로 들고 있다. 식품과 관련한 모든 업종의 건축물과 관련해서는 식약처에서 관장을 한다는 이유에서다.

자양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구청에서 근거로 드는 식약처의 질의 내용은 이미 수년이 지난 내용으로 알고 있다”면서 “담당자가 최근 바뀌었다고 해서 승인이 되던 것이 갑자기 반려되니 현장에선 굉장한 혼란이 초래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철거를 하려면 자영업자들이 최소 몇 천 만원의 추가 비용이 들어가야 하는데, 계도기간을 두고 공지를 한 뒤 법대로 적용했으면 불만이 덜 나왔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광진구청은 “원칙을 지킨 것”이라는 입장이다. 광진구청 보건위생과 관계자는 “강제이행금은 엄연히 벌금인데 마치 돈을 더 내고 쓸 수 있다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있어 최근 이에 대한 문의가 많은 게 사실”이라면서 “식약처 질의 내용 결과 지위승계를 할 수 없다는 내용이 전달됐고, 이를 따른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위법한 부분에 대해 계도기간이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백윤미 기자(yu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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