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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토)

‘이생망’ 아줌마들의 발칙한 반란, ‘정숙한 세일즈’[多리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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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多리뷰해 (73) ‘정숙한 세일즈’]
악녀 ‘천서진’은 잊어라
그래도, 애들은 재우고 보세요
女女女女 죽여주는 케미…추억 돋는 레트로 감성


매일경제

‘정숙한 세일즈’. 사진 ㅣ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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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소개]

‘성(性)’이 금기시되던 그때 그 시절인 1992년 한 시골마을, 성인용품 방문 판매에 뛰어든 ‘방판 씨스터즈’ 4인방의 자립, 성장, 우정에 관한 이야기. 일명 풍기문란 방판극. 성(편견)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이야기하는 것이 시청 포인트. 2016년 영국에서 방송된 드라마 ‘브리프 엔카운터스’가 원작으로 최보림 작가가 극본을, 조웅 PD가 연출을 맡음. JTBC 토일 드라마. 총 12부작. OTT 다시보기는 티빙과 넷플릭스.

[줄거리]

정숙(김소연 분)은 백수 남편 성수(최재림 분) 때문에 가사도우미 일을 하다가 우연히 성인용품 방문 판매 제안을 받는다. 집주인 금희(김성령 분)의 도움으로 한동네에 사는 영복(김선영 분), 미용사 주리(이세희 분)와 함께 영업을 시작한다. 저마다의 이유로 벼랑 끝에 몰려 성인용품 방문판매에 뛰어들었으나 금제를 발칵 뒤집어놓으며 경찰에 신고까지 당하는 고초를 겪는다. 정숙은 빨간 페인트로 물들인 낙서 테러를 당하기도 하고 사고뭉치 남편으로부터 “매춘도 사업이냐”는 모진 말을 듣는다. 설상가상으로 자신의 제일 친한 친구인 박미화(홍지희 분)와 바람 난 장면도 목격하고 충격에 무너진다. 갖은 수난에도 월급날이 왔고 아들에게 원하던 책가방을, 엄마에겐 고운 원피스를 사준다. 엄마의 서글픈 시간에 사무친 묵음 오열을 쏟아내고, 더 이상 억울한 소문 참지 않고 사업도 접지 않겠다고 이를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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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한 세일즈’ 한정숙 역 김소연. 사진 ㅣ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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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소개]

# 왕년의 고추아가씨, 성인용품 마케터로 인생 2막 한정숙(김소연)

금제 고추아가씨 ‘진’ 출신. 미모, 머리, 심성 다 갖췄는데 불같은 성질의 남편 덕분에 가난을 달고 사는 중. 하루가 멀다 하고 독촉하는 월세와 자식을 먹여살리기 위해 절박한 심정으로 성인용품 방문판매에 뛰어들지만 세상은 혹독하다. 낙세 테러와 믿었던 엄마에게 들은 모진 말, 설상가상으로 남편 불륜 현장까지 목격하면서 무너지지만, 아들을 보면서 포기하지 않고 파이팅을 다짐하는 캔디형 아줌마. 시간이 흐를수록 타고난 마케터 기질과 쌓여가는 노하우로 결실을 맺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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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한 세일즈’ 오금희 역 김성령. 사진 ㅣ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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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씨’ 소리 들으며 자란 영문과 출신 우아한 맏언니 오금희(김성령)

이대 영문과 출신 우아함이 철철 흐르는 브레인. ‘아씨’라 불리며 곱게 자라 선봐서 최원봉(김원해 분)과 결혼한 금희는 ‘꼰대’ 남편 때문에 쉰 살이 다 되도록 따분하기 그지없는 인생을 살고 있다. “내 인생이 따분했다는 것도 이 나이 먹어서 알았다”며 남편에게 맞선 후 방판 시스터즈 맏언니로 합류. 답답한 남편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점차 자신을 가뒀던 담장이 허물어져 ‘살아있다’고 느끼며 누구보다 방판에 진심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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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한 세일즈’ 서영복 역 김선영. 사진 ㅣ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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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강쇠 남편 덕 애 넷 둔 현실 엄마이자 아내 서영복(김선영)

가정의 생계를 위해 성인용품 판매 일을 하는 현실 엄마이자 아내. 시도 때도 없이 스킨십을 하는 ‘변강쇠’ 남편 박종선(임철수 분) 때문에 단칸방 가난 속에서도 애가 넷. 가난한데 금슬이 좋은 건 천벌이라고 생각하고 작은 단칸방에서 생활해야 하는 현실에 좌절하지 않고 가장으로서 고군분투하는 인물. 특유의 넉살 좋은 멘트와 호탕한 웃음으로 한정숙 곁에서 사업 파트너 이상의 힘을 주는 버팀목 같은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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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한 세일즈’ 싱글맘 ‘이주리’ 역 이세희. 사진 ㅣ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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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제의 ‘잇걸’이자 팩트 폭격기 싱글맘 이주리(이세희)

홀로 아들을 키우며 미장원을 운영하는 싱글맘. 핫한 패션과 미모로 등장부터 시선을 모으고 성격까지 쿨한 금제의 잇걸. 미혼모라고 면박을 주는 이에게도 개의치 않고 할 말 다 하는 똑 부러지는 모습을 보이고, 정숙의 란제리 방문 판매 소식을 접하고 편견 없이 호기심을 드러낸다. 든든한 언니들을 만나 자신을 향한 편견의 시선에 더 당당하게 맞서고 방판 씨스터즈와 찐 케미를 예고. ‘신사와 아가씨’의 단단이(박선생)의 대변신으로도 뜨거운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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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한 세일즈’ 미스터리 형사 이도현 역 연우진. 사진 ㅣ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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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에서 온 경찰대 출신 미스터리 형사 김도현(연우진)

고등학교 때까지 미국에서 자랐으나 아이비리그를 포기하고 경찰이 되겠다는 목표로 한국에 들어와 경찰대학교에 입학.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고속 승진하다 연고도 없는 시골 경찰서로 내려온 인물. 정숙이 위기 상황에 놓일 때마다 나타나 키다리 아저씨처럼 도움을 주며 묘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마을 사람들과 거리를 두면서도, 뒤에서는 그들의 신상을 캐고 다니는 비밀을 품은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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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용품이라는 소재와 레트로한 코미디 감성이 버무러져 웃음을 주고 있다. 사진 ㅣ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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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소리]

# 빨간 맛 바이브…불쾌와 유쾌 사이

불쾌와 유쾌는 한끗 차이. 드라마에서 다룬 적 없는 성인용품이라는 파격적이면서도 다소 위험한 소재를 레트로한 코미디 감성에 버무려 불쾌하지 않게 풀어냈다. 바이브레이터, 티팬티, 채찍 등 19금 성인용품이 등장하고 란제리쇼까지 하지만 이는 하나의 소재일 뿐, 결국 편견과 억눌린 욕망에 정면 도전하는 이야기. 모자이크로 가려졌지만 19금 빨간 맛 바이브와 “이런 바이브 어떠세요?”란 질문은 세상의 프레임 안에서 수동적으로만 살아온 당신의 인생에 던지는 도발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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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대를 배경으로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정숙한 세일즈’. 사진 ㅣ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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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답하라! 1992…추억소환

‘서태지와 아이들’ 노래를 듣고, ‘삐삐’로 소통하던 그 시절. 정숙이 들른 점빵에서 ‘여명의 눈동자’의 그 유명한 최재성 채시라 절창 키스신이 나오고, 주리의 차밍미용실에서 한 손님에게 ‘심신 스타일’을 추천하자 추억의 그 곡 ‘욕심쟁이’가 흘러나온다. 문구점엔 반가운 요술공주 밍키 책가방이 걸려있었다. 마음 따뜻해져 눈물까지 핑 도는 그 시절을 소환, 아련한 향수에 젖게 만든다. 김소연은 “90년대 젊었던 우리의 어머니 세대, 성인이 된 우리 세대, 그리고 요즘 젊은 세대가 다 다른 느낌으로 받아들일 걸 생각하니 흥미롭다”고 말했다.

# 편견에 한 방…응원 부르는 통쾌한 워맨스

김소연, 김성령, 김선영, 이세희 등 3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 여배우 4인방이 뭉쳤다. 김선영 말대로 “넷 중 하나가 빠지면 섭섭할 정도”로 죽여주는 케미스트리. 도합 100년에 가까운 연기 경력 배우들의 연기 차력쇼, 척척 들어맞는 워맨스 케미가 통쾌한 사이다를 선물. 세상의 편견에 반기를 들고 답답한 세상을 뚫고나가는 진격의 씨스터즈에 이입돼 응원을 부르는 드라마. tvN 주말극 ‘정년이’와 함께 돌아온 반가운 여성 서사 중심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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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관련 게시판에는 시대 고증을 지적하는 글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사진 ㅣ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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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소리]

# 하다 만 고증

1992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시대극인데 곳곳에 고증 허점이 드러남. 아무리 시골 마을이라지만 80년대 고증 같다는 시청자 반응이 많다. 심지어 극중 배경이 70년대 아니냐고 묻는 댓글도. 190년대인데 포니2가 등장하고, 경찰서 자리마다 컬러 모니터 컴퓨터가 있는 장면 등이 나오는 것을 두고 ‘고증 실패’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정사신 보여주고 웬 모자이크 처리?

정숙의 남편과 친구 미화(홍지희 분)의 한낮 정사신은 보여주면서 김성령 슬립신엔 모자이크 처리라는 아이러니. 주방 정사신은 생략해도 될 법한 장면 같은데 다소 수위 높게 표현돼 원성을 부름. 일부에선 가족과 함께 시청하기 불편하다는 반응. 바이브레이터가 등장하고 ‘SEX’라는 낙서에 놀라 화들짝 채널을 돌린 시청자들이 많다. 주말 저녁 가족과 편하게만은 볼 수 없는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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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한 세일즈’의 한 장면. 사진 ㅣ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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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소리]

1회 전국 3.9%, 2회 4.5%, 4회 5.9%로 수직 상승세. 넷플릭스 오늘 대한민국의 톱10 시리즈 1위에 오른 후 굳히기 모드. ‘정년이’와 함께 드라마 화제성 상위권에 안착.

[시청자 소리]



“너무 웃겨요, 빵빵 터져요” “정말 휴먼, 미스터리, 로맨스 다 있네. 웃다가 울다가” “동백꽃이 떠오르고 응사 느낌도 남. 추억 돋아요” “김소연은 시청률 여왕이 맞네요” “20년 전업주부에게 박차고 나갈 용기를 준 드라마” “바람 핀 남편은 지옥의 판사가 처단해줄 것” “도발적이지만 따뜻한 드라마에요”

불호

“재밌는데 부모님이랑 같이 보기 민망” “‘시카고’의 대배우 최재림을 이렇게 활용하다니” “성관계 장면을 너무 노골적으로 보여주네요. 채널 돌림” “란제리까진 15세 맞는데 바이브레이터는 19금, JTBC에 의견 냈어요” “‘동백꽃’ 제작진인가요?” “고증이 바보 같아요” “요즘 시대에도 저런 방판은 없을 듯. 이해 안가는 소재”

[제 점수는요(★5개 만점, ☆는 반개)]

# 별점 ★★★★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편견에 관한 도발(진향희 기자)

# 별점 ★★★★

강압된 시절, 은밀한 자유. 가벼운 소재도 영화처럼 만든 구멍 없는 배우들(김소연 기자)

# 별점 ★★★☆

혹 하는 소재로 활짝 열었는데 뒷감당은 어떻게 할까…신파는 안돼(문화부 기자)

# 별점 ★★★★

추억의 열차 타고…웃픈 코미디(홍보대행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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