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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7 (일)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이스라엘 "이란 보복하면 추가 공격"…이란 "방어에 한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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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전투기 동원해 이란 내 미사일 기지 등 공습

이란 대응시 추가 공격 경고…美 "이란 실수하지 않길"

이란 "공습 피해 제한적…적대행위에 대응 권리 있어"

강경 표현은 자제…외신 "중동 긴장, 美대선에 달려"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이스라엘이 예고했던 이란에 대한 공격을 감행하고, 이전처럼 보복한다면 무거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은 적대행위에 대한 방어에는 한계가 없다면서 보복하겠다는 뜻을 고수했다. 양측이 팽팽히 맞서면서 전면전 우려가 커지는 등 중동 정세가 다시 한 번 크게 요동치고 있다.

이데일리

이스라엘이 이란 타격에 사용한 전투기.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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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날 새벽 전투기를 동원해 이란의 미사일기지 등을 공습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전 6시경 공격이 완료됐다면서 전략적 위치에 있는 S-300 방공포대 여러 곳과 미사일 제조공장 등과 같은 군사시설을 타격했다고 전했다.

이번 공격은 지난 1일 이란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 등이 살해된 것의 보복을 명분삼아 미사일 200기를 쏜 뒤 25일만에 이뤄진 것이다. 이스라엘은 보복을 예고하고 표적 및 공격 수위 등을 미국과 논의해 왔다.

이스라엘군의 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최근 몇 달간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한 것에 대한 대응이었다. 이스라엘을 두 차례 공격한 대가를 치른 것”이라며 “이는 이스라엘을 위협하는 자들이 큰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명확한 메시지”라고 전했다.

이스라엘에서 1600km 가량 떨어진 곳을 표적으로 삼은 만큼, 이번 공격엔 전투기와 공중급유기, 정찰기 등 수십대가 동원됐다. 이스라엘군은 공격 대상이 된 표적의 수나 이란에서 입은 피해 규모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통계를 공개하지 않았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공격에 앞서 네덜란드를 통해 이란에 표적을 미리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군은 다만 “이란에서 공중 작전의 더 넓은 자유를 확보했으며, 필요할 경우 미래에 타격할 수 있는 광범위한 목표물을 확보했다”며 이번 공격을 통해 이란의 방공망을 무력화시켰다는 점을 부각했다. 이어 “이스라엘은 국가와 국민을 방어하기 위해 모든 필요한 일을 할 것”이라며 이란의 대응에 따라 추가 공격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 정부 관리도 CNN에 “이번 공습은 이란이 보복할 경우 이란 영공에서 이스라엘 공군이 기동해 향후 공습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높이기 위한 직접적인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하가리 소장은 “만약 이란 정권이 새로운 긴장 고조를 시작하는 실수를 저지른다면 우리는 대응할 의무가 있다”며 “우리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이스라엘을 위협하고 이 지역을 더 큰 긴장 고조로 끌고 가려는 모든 자들은 무거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헤즈볼라, 하마스를 포함해 친(親)이란 세력들을 대상으로 이스라엘을 위협하면 공격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미국도 이란이 보복 대응할 경우 이스라엘을 방어하고 지원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이란은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응하는 실수를 저지르지 말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란은 피해가 제한적이며 여러 미사일이 요격됐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의 공격 성공을 축소하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이란은 또 이스라엘이 이라크 영공을 이용해 공격을 감행했다고 비난했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공격은 이란의 수도인 테헤란과 남서부 후제스탄주, 서부 일람주에 위치한 군사기지를 표적으로 삼았으며, 이란의 방공시스템이 성공적으로 대처했다. 일부 지역에서 제한적인 피해가 있었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란은 적절한 시기에 영토 보전과 안보에 대한 어떠한 침략에도 합법적이고 정당하게 대응할 권리를 갖는다.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보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억압받는 이들의 무고한 죽음을 막기 위해 가자지구와 레바논에서 지속 가능한 휴전이 이뤄져야 한다”고도 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도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공식 웹사이트에 게재된 인터뷰를 통해 “우리가 스스로를 방어하려는 결의에는 한계가 없다”며 “이란은 팔레스타인 주민을 지원하는 길을 엄중히 따르고 있으며,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에 계속해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 역시 “긴장을 완화하고 이웃 국가들과 좋은 관계를 만들어 나갈 필요도 있다”며 합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를 두고 외신들은 이란에 공이 넘어갔지만, 강경 표현은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CNN은 “이스라엘과 이란 간 산발적인 미사일 난투가 격화하고 있으며, 양국 갈등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누가 승리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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