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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7 (일)

이창용 한은 총재 “환율, 특정 목표치보다 변동성에 중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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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현지시간) 최근 심상찮은 상승세를 보이는 원·달러 환율에 대해 “타깃(특정한 환율 목표치)보다 변동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와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그룹(WGB) 연차총회 참석차 워싱턴DC를 방문 중이다.

이 총재는 이날 워싱턴DC에서 현지 특파원단과 만나 “환율이 너무 빨리 절상 또는 절하되지 않는가에 주목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일보다 8.5원 상승한 1388.7원을 기록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7월 3일(1390.6원)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조선비즈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 애넌데일에서 열린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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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재는 외환시장 개입 여부에 대해 “환율이 박스권을 너무 빠르게 벗어나면 환율로 손해를 보는 사람들이 발생하고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을 막기 위해 더 많은 돈을 빌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는데 이는 환율에 재차 영향을 미친다”면서 “이런 문제가 안 생기게 스피드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총재는 강(强)달러 현상이 미국 대선 이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그는 “미국 물가가 안정되면서 (연방준비제도가)금리를 낮출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재 미국은 전 세계에서 ‘나 홀로 호황’이라고 할 정도로 (경기가)좋다”면서 “이에 금리를 낮추는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해지고 있다. 특히 미국 대선 이후 재정적자 규모가 커지고 달러가 더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견해가 힘을 얻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중 누가 승리하든 간에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 미국의 재정적자는 계속 커질 것으로 보는 분위기”라며 “재정적자가 계속 커지면 미국 금리는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고, 통화 정책은 굉장히 어려워질 수 있다”라면서 “(고관세 등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금리를 낮출 수 없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천문학적 비용이 필요한 선거공약을 내세우고 있어 재정적자를 막기 위해서는 국채발행이 불가피한데, 이는 금리상승으로 이어져 강(强)달러를 부추길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관세율을 10%로 올리는 ‘보편적 기본관세’와 같은 대선 공약을 내걸고 있어 강달러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최온정 기자(warmhear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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