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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7 (일)

금리 인하 일축…이창용 “성장률 망가져 경기 부양할 상황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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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현지 시각)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을 위해 방문한 미국 워싱턴디시(DC)에서 한국 기자단과 오찬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G20재무장관회의 출장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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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분기 우리나라 경제가 0.1% 성장률에 그치면서 한국은행의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하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에 더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오지만, 대내외 여건은 추가 인하 가능성을 낮추는 변수들의 영향력이 커지는 모양새다.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추는 가장 큰 요인은 3분기 저조한 성장률의 주요 원인이 내수보다는 수출에 있다는 점이다. 우려했던 내수는 0.9%포인트 성장률을 끌어올린 반면, 순수출(수출-수입)이 -0.8%포인트로 내수 증가분을 거의 다 상쇄했다. 추가 금리 인하가 내수 회복세에 속도를 내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수출 증가세 둔화에 직접적인 효과를 주진 못한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은이 3분기 내수는 잘 나온 편이라고 평가했는데, 동시에 금리를 연속으로 내린다면 논리적으로 좀 안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3분기 성장률과 관련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5일(현지 시각) 출장중인 미국 워싱턴디시(DC)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내수는 우리 예상대로 하반기부터 회복세고 수출은 증가세가 다소 둔화됐지만 올해 성장률은 잠재성장률(2% 안팎)보다는 반드시 높을 것”이라며 “성장률이 망가져 경기를 부양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기에 올해 성장(률)이 통화정책에 주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달러 강세에 따른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도 변수다. 최근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견조하게 나오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기대가 축소됐고, 이달 중순부터는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을 국제금융시장이 급격히 선반영하고 있어서다. 재정 확대 및 관세 인상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미-중 갈등은 격화될 것이란 전망에 미 국채 금리와 달러화 가치가 동시에 뛰고 있는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5일 종가 기준 1388.7원으로 10월 한 달에만 80.9원(6.2%) 올라 연고점인 1400원 턱밑까지 다다랐다. 기준금리 인하는 원화가치를 더 낮추고 물가는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 총재는 “환율 수준이 우리 전망보다 높고 상승 속도도 좀 크다. 10월 통화정책회의 때는 고려 요인이 아니었는데 11월엔 상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카멀라 해리스와 트럼프 중) 누가 되더라도 미국 재정적자는 계속될 것이기 때문에 미국도 (금리를) 빨리 내리기 어려워 연준의 고민이 될 것”이라며 “선거 결과에 따라서는 11월에 연준이 금리를 낮춘다해도 강달러 추세가 쉽게 전환되지 않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집값과 가계대출도 여전히 금리 인하의 위험 요인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한은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고려 요인은 물가와 금융안정”이라며 “경기가 다소 나빠져도 가계부채 등 금융 불안정 문제에 집중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워싱턴/안태호 기자 e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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