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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7 (일)

대출규제에 서울 중고가 아파트 거래 급감…당분간 관망세 이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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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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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 4년 차 서울 양천구 목동센트럴아이파크위브(3045채) 전용면적 84㎡ 매매 거래는 올해 7월 27건에서 지난달 3건으로 급감했다. 초등학교가 가깝고, 매매가격도 9억~11억 원대 신축이어서 거래량이 많았지만, 지난달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 이후 문의가 뜸해졌다. 같은 면적이 20억 원대인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9510채)도 7월 31건에서 9월 9건으로 거래가 줄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대출 한도가 축소돼 매수세가 붙지 못하고 있다”며 “매도자도 호가를 내릴 생각이 없어 거래가 주춤하다”고 했다.

정부 대출 규제로 지난달과 이달 서울 중고가 아파트 거래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9억 원 초과 15억 원 이하와 15억 원 초과 30억 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이 줄고, 9억 원 이하 거래 비중은 절반을 넘었다. 단기간 집값 급등과 대출 규제 영향으로 서울아파트 매매 시장은 당분간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이날 기준 신고된 9~10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4255건(계약해제 거래 제외) 가운데 9억 원 초과~15억 원 이하 거래 비중은 27.8%(1183건)로 나타냈다. 직전 2개월(7~8월) 이 비중은 33.7%(전체 1만535건 중 5169건)를 나타냈는데 6%포인트 가까이 줄어든 것. 15억 원 초과 30억 원 이하 비중도 같은 기간 19.2%에서 15.2%로 줄었다.

전반전으로 거래량이 감소한 가운데 9억 원 이하와 30억 원 초과 거래 비중은 늘었다. 올해 9~10월 9억 원 이하 거래 비중은 52.6%(2238건)로 직전 2개월 43.0%(6605건) 대비 10%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30억 원 초과 아파트 비중은 4.1%에서 4.4%로 증가했다. 9억 원 이하 단지는 정책대출 상품인 신생아 및 생애 최초 특례 대출을 이용할 수 있어 대출 규제 영향이 덜 했던 것으로 보인다. 30억 원 초과 아파트는 수요자가 대출 금리나 한도 민감성이 상대적으로 적은 자산가들이어서 규제 영향이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한 공인중개업소는 “단기간에 집값이 올라가 거래가 줄긴 했지만 문의는 꾸준하다”며 “간간히 상승거래가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부동산 시장 관망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 매수세가 줄면서 서울 아파트 매물이 쌓이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8만7229건으로 DSR 2단계 시행 전인 8월31일(8만545건) 이후 8.2% 늘었다. 매매 거래량은 7월 9024건(계약일 기준)에서 8월 6329건으로 줄어든 뒤 지난달 2890건에 그쳤다. 이달 거래량은 이날 기준 1365건이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대출 한도가 줄어 중고가 아파트 단지에서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인하될 때까지 시장은 지금과 같은 관망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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