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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8 (월)

베이조스의 변심…워싱턴포스트, 36년 만에 처음으로 중립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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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총괄편집인 사임 후 “트럼프 눈치 보는 결정” 비판
민주당 후보 지지해온 LAT도 이번 대선부터 중립 결정


이투데이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지난해 3월 12일 베니티 페어 오스카 파티에 참석하고 있다. 베벌리힐스(미국)/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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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가 대통령선거를 10여 일 앞두고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을 하지 않겠다고 공표했다. 대선 전 사설을 통해 특정 후보를 지지하던 36년간의 관행을 깬 것이다.

26일(현지시간) WP는 논설실장이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대통령을 지지하는 사설을 썼고 게재하려 했지만, 사주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이를 막았다고 보도했다. WP는 세계 2위의 억만장자인 제프 베이조스가 소유하고 있는 신문으로, 1976년 이후로는 1988년을 제외하고 항상 지지하는 대선 후보를 밝혀왔다.

이번 결정으로 WP의 고위 간부들이 사임하는 등 내부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WP의 총괄편집인 로버트 케이건은 사표를 내고 “이번 결정은 이길 것 같은 후보에게 먼저 무릎을 꿇는 것과 같다”며 “베이조스는 미국 경제의 일부이기 때문에 도널드 트럼프와 다른 쪽에 있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WP 출신 ‘워터게이트’ 특종 기자로 알려진 밥 우드워드와 칼 번스타인도 “그동안 WP가 보도해온 트럼프가 민주주의에 끼친 위협에 대한 증거들을 폐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WP의 기자 조합은 성명을 통해 “경영진이 사설을 담당한 구성원들의 일에 관여하고 있다”며 이번 결정을 비판했다.

WP는 지지 후보를 내지 않았던 1988년 대선 때만 빼고 줄곧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다. 그러나 이번 결정을 두고 지난해 취임한 윌 루이스 WP 최고경영자(CEO)는 “지지 후보를 발표하지 않는 결정이야말로 뿌리로 돌아가는 결정”이라며 “WP는 1960년 대선에서 리처드 닉슨이나 존 F. 케네디 중 누구도 지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루이스는 베이조스가 직접 선출한 인물로 알려졌다.

한편 WP와 마찬가지로 전통적으로 민주당 후보를 지지해 온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도 전날 대선 후보 지지를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LAT의 마리엘 가르자 편집장이 반발해 사임을 발표했다.

AP통신은 WP의 결정이 발표된 이후 트럼프가 베이조스가 세운 민간우주기업 블루오리진 간부들과 회담했다고 전했다.

[이투데이/이나영 기자 (2or0@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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