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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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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훈 “한국 팬과 가족 앞에서 우승 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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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챔피언십 연장 승리... 9년 만에 한국에서 우승한 안병훈 인터뷰

조선일보

제네시스챔피언십 우승 인터뷰를 하는 안병훈. /K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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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훈(33)이 27일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 코리아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DP월드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총상금 400만달러) 최종일 연장전에서 김주형(22)을 제치고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68만 달러(약9억5000만원). 이 대회는 DP월드투어와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가 공동 주관했다.

안병훈은 2015년 BMW 챔피언십 이후 9년 만에 DP월드투어 두 번째 우승을 거뒀다. KPGA투어 우승도 2015년 신한동해오픈에 이어 두 번째다. 안병훈은 2022년 2월 PGA 2부 투어인 콘페리 투어인 르콤 선코스트 클래식에서 우승하고 2년 8개월 만에 정상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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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훈이 27일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 코리아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DP월드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총상금 400만달러) 최종일 연장전에서 김주형을 제치고 우승했다. 사진은 이날 1번 홀에서티샷하는 안병훈. /K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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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4 라운드를 공동 선두로 시작한 김주형과 안병훈은 이날 나란히 5언더파 67타를 쳐 최종 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했다. 정규 라운드 마지막 18번 홀에서 안병훈이 2.5m 버디 퍼트에 성공하고, 김주형의 2.1m 버디 퍼트가 홀에 들어가지 않으면서 연장이 성사됐다.

18번 홀에서 열린 연장에서 안병훈은 두 번째 샷을 그린 근처로 보내고 버디를 잡아냈다. 반면 김주형은 2온을 시도한 우드 샷이 그린 못 미쳐 벙커 위쪽에 떨어졌다. 벙커 안에서 발의 위치를 잡고 친 공이 그린 뒤 스탠드 앞까지 튕겨 나갔다. 김주형은 드롭존에서 친 네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렸으나 파 퍼트도 들어가지 않았다.

안병훈은 한국과 중국 핑퐁 커플인 안재형(59)과 자오즈민 아들이다. 아마추어 최고 권위 대회인 US 아마추어 선수권에서 2009년 18세 나이로 우승했다. 2011년 프로 데뷔 후엔 2015년 유럽투어에서 1승, 2022년 PGA 2부 투어인 콘페리투어에서 1승만 거뒀을 뿐 PGA 투어에선 우승이 없다. 안병훈은 2016년 5월 취리히 클래식, 2018년 6월 메모리얼 토너먼트, 2018년 7월 RBC 캐나다오픈, 2023년 8월 윈덤챔피언십, 2024년 1월 소니오픈에서 5차례 준우승했다.

다음은 안병훈과 일문일답.

-우승 소감은

“너무나 기쁘다. 9년 만에 한국에서 우승했다. 오랜만에 한국 팬들 앞에서 경기하면서 좋은 골프를 많이 보여 드리자고 생각했다. 결과까지 얻어가서 너무 행복하다”

-공동 선두로 출발했는데 중반까지는 고전했다.

“오늘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정말 우승은 많은 운이 따라줘야 한다. 경기 초반 드라이버 샷이 많이 흔들렸다. 내가 아는 골프 지식을 총동원해서 극복하려고 했다. 티샷이 밀리고 물에 빠지면서도 크게 타수를 잃지 않았다. 내 골프를 치려고 했고, 마지막 홀들에서 버디가 많이 나와 좋은 마무리를 했다.”

-연장전에서 김주형의 두 번째 샷이 벙커 위에 떨어지면서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너무 아쉬운 승부였다. 잘 맞은 샷이었는데 운이 따라주지 않았던 것 같다. 차라리 벙커나 벙커 옆 러프였으면 좋았을 텐데 자리가 아주 좋지 않았다. 내가 쳤어도 마찬가지 결과가 나왔을 것 같다. 주형이가 축하한다고 해서 함께 안으면서 미안하다고 했다. 누군가 이글을 잡아서 승부를 냈으면 좋았겠지만, 골프는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어머니가 안아주자 울더라.

“생각보다 좋더라, 이렇게 좋을 줄 몰랐다. 담담하게 지나갈 줄 알았는데. 올해는 골프 잘된 해인데 이렇게 우승까지 한 건 보너스다. 생각보다 힘든 시기가 있었다. 골프 선수로서의 고생은 다른 분들 고생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심리적으로도 어려운 시기가 있었다. 어머니, 아버지, 할머니가 이 자리에 계신 게 좋았다. 미국 PGA투어 우승은 아니지만 자랑스럽다. 올해 정해놓은 목표였던 투어 챔피언십(페덱스 포인트 상위 30명이 겨루는 플레이오프 최종전), 올림픽, 프레지던츠컵 출전을 다 이뤘다. 오늘 우승으로 다 이룬 것 같다. 완벽한 1년이었던 것 같다.”

-안병훈 주니어 클리닉에 참가했던 주니어 골퍼들이 첫날부터 응원을 왔다. (안병훈은 2019년부터 매년 프로 골퍼를 꿈꾸는 3명의 선수를 1주일간 미국으로 초청해 함께 훈련한다. 지난해까지 5차례 주니어 골프 클리닉을 열었다. 코로나 사태가 심했던 2020년에는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첫날 오전 일찍 출발하는 조였고 날씨도 쌀쌀했는데 응원을 와줬다. 큰 힘이 됐다. 주니어 클리닉에서 오히려 내가 열정을 배워간다. 어렸을 때 갖고 있던 열정을 다시 느끼게 된다. 올해는 11월 둘째 셋째 주 올랜도에서 할 계획이다. 주니어 골퍼에게도 도움이 되고 저 역시도 많이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

-올 시즌 마지막 대회인가.

“그렇다. 미국에 내일 아침 돌아가서 두 달 간 잘 쉬면서 보완할 점을 보완하겠다. 올해 성적이 좋아서 여유 있는 가을을 보내며 이 대회에 참가할 수 있었다. 내년에도 좋은 성적을 올리고 아내, 두 아이와 함께 오면 좋을 것 같다.”

[민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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