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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8 (월)

'트럼프 트레이드'에 중동분쟁 우려까지…'킹달러'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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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 인근에서 열린 선거 집회서 유세를 하고 있다./뉴욕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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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달러'(달러화 초강세)가 돌아왔다.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견고한 성장세를 나타내며 다음달 '빅컷'(한번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는 것) 가능성이 사실상 제로에 가까워진 가운데 이른바 '트럼프 트레이드'로 달러화가 강세를 띈 영향이다.

여기에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며 대표적 안전자산인 달러화 수요를 키우고 있는 점도 킹달러를 부추기고 있다.

이에 원/달러 환율은 1400원 목전까지 오르며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상승했다. 일본 엔화도 달러당 153엔대까지 뛰며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의 빅컷과 중국 정부의 각종 경기부양책으로 지난달 7위안 밑으로 떨어졌던 위안/달러 환율도 7.13위안선까지 치솟았다.

28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오전 1시쯤(현지시간) 104.57까지 올랐다. 지난 7월 말 이후 약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 상승세도 가파르다. 지난 9월30일(오후 3시30분 기준) 1307.8원을 기록했던 원/달러 환율은 약 한 달 새 80원가량 뛰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이 전거래일(1388.7원)보다 3.7원 내린 1385원을 기록했지만 수준 자체는 여전히 높다.

최근 킹달러 현상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나타난 '트럼프 트레이드' 영향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대규모 국채 발행, 관세 부과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심화 등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어서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달러화 강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확률 상승으로 재정적자 심화 및 인플레이션 전망이 강화되면서 미국 금리 상승을 자극한 영향"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시 무역분쟁 등의 자국우선주의 강화 기조에 따른 달러화 수요 확대 여지가 잠재해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미국 경기 연착륙 가능성이 커진 점도 달러 강세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달 미국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0.4%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0.3%)를 상회했다. 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이 내놓은 3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전망치는 3.4%에 이른다.

여기에 보복과 재보복을 반복하는 이스라엘과 이란 등 중동분쟁이 격화하는 것도 글로벌 달러화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한국은행은 이날 유상대 부총재 주재로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연 뒤 이스라엘의 이란 군사시설을 중심으로 한 공습과 관련해 "향후 이란의 대응 여부 및 수위 등에 따라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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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8 최근 3개월 원달러 환율 추이/그래픽=김다나


달러화 강세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아시아 주요국 통화 가치 절하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일본 엔화는 강달러에 더해 일본 내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로 약세폭이 크다. 일본 집권 자민당의 중의원 선거 참패 영향이다. 일본 국내 정치 불확실성에 따라 일본은행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서기 어려워졌단 관측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9월 140엔대까지 내렸던 엔/달러 환율은 중의원 선거 후 개장 첫날인 이날 장중 한때 153.8엔을 돌파했다.

중국 위안화도 힘을 못쓰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시 미중 무역갈등 확대 가능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제프리는 트럼프 재집권 시 위안화 가치가 지금보다 12%가량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중국인민은행은 이날 오전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전장 대비 0.0217위안(0.3%) 올린 7.1307위안에 고시했다. 달러/위안 환율 상승은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 하락을 의미한다.

세종=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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