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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총선 이모저모

국민의힘 총선 '반성' 백서 공개..."'김건희 명품백' '대파논란' 등 이슈 대응에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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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 의혹 등 정권심판론에 불붙여"
"당도 적절하게 대응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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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훈 국민의힘 제22대 총선백서 TF 위원장이 지난달 14일 국회에서 열린 제15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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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지난 4월 총선 참패의 이유로 '불안정한 당정 관계'를 첫손에 꼽았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의대 정원 이슈 등이 선거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본 것이다.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거를 이끌었던 한동훈 대표의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한 대표는 "평가는 국민이 하시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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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무(왼쪽 사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과 이종섭 주호주대사.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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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사 명품백 의혹 정권 심판론 불붙여"


국민의힘 총선백서특별위원회(특위)는 28일 최고위원회의 보고를 거쳐 267쪽에 달하는 총선백서를 공개했다. 백서엔 22대 총선 참패 원인과 책임이 담겼으며, 총선 이후 공개까지 200여 일이 소요됐다.

특위는 백서를 통해 총선 패배 원인으로 삐걱댔던 당정 관계를 먼저 지목했다. 집권 2년 차 여당으로 치른 선거로 당연히 '정치적 공동운명체'인 정부의 국정운영 평가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이다. '김건희 여사'도 14회에 걸쳐 언급했으며, '여사'(1회)나 '김 여사'(5회)로 표기된 부분까지 합치면 총 20회 거론이 됐다.

정부 국정운영을 향한 박한 평가는 국민의힘 총선 후보·보좌관·당직자 54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선거에 영향을 미친 이슈에 대한 질의에 응답자들은 이종섭·황상무 이슈(8.90점), 윤석열 대통령의 대파 논란(8.75점), 김건희 여사 이슈(8.51점), 해병대 채상병 이슈(8.24점), 의대 정원 확대(8.09점) 순으로 지목했다. 이들 이슈 대응에 실패한 게 총선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대답인데, 이들 대부분은 대통령실이 연루된 문제들이다.

특위는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호주대사 임명, 의대 정원 정책, 대파 논란 등 연이은 이슈가 정권심판론에 불을 붙였지만 당도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함께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이 의료 개혁에 '직진' 의사를 표명했던 총선 직전 4월 1일의 대국민담화에 대해서도 "대국민담화 직후 후보자들 사이에서는 '이제 끝났다'라는 절망이 팽배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정갈등이 집중 부각될 것을 우려해 적극적으로 싸우지도 못하고 끙끙 앓다가 선거가 끝났다는 비판이 있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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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있다. 고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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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조 심판론, 읍소전략 일관성 없어"


한 대표의 리더십도 도마에 올랐다. 특위는 "야당은 정권심판론을 일관되게 밀어붙인 데 반해 우리는 운동권 심판, 이·조(이재명·조국) 심판, 읍소전략으로 변하는 등 일관성이 없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집권 여당은 '유능함'을 앞세워야 했는데 정부의 정책과 성과를 적극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선거전략을 체계적으로 세우는 데 실패했다"고 반성했다.

공천 과정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전반적으로 "현역의원 재배치와 국민추천제, 비례대표 공천 과정 등에서 상당한 논란이 야기되며 시스템 공천이 과연 공정하게 이루어졌는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짚었다. 한 대표가 강조했던 시스템 공천의 실패를 되짚은 것이다.

비례대표 공천을 두고도 "비례대표 후보 최종 심사결과 자료가 국민의미래(위성정당) 지도부 및 사무처 실무진과 공유되지 않았고 현재도 남아있지 않다"며 "이는 심각한 절차적 하자로 시스템 공천이 이루어졌는지 의문을 초래한다"고 했다.

특위는 당초 지난 7월 백서 발간을 목표로 했지만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백서가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지금까지 발간을 미뤘다. 발간된 백서에도 대통령실 책임을 직접 언급하지 않고, 한 대표를 겨냥한 직접 비판도 피했다. 한쪽 책임을 부각하지 않아 분란을 피하려는 것으로 보이지만, 역대급 선거 참패를 두고 책임 소재를 분명히 가리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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