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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화)

흥행 대박 쳤는데 왜…스튜디오드래곤 주가 반 토막 [재계 TALK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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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국내 최대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이 잇따라 흥행작을 내놓고 있지만, 실적과 주가는 속절없이 추락 중이다. 제작 편수가 줄어든 영향도 있지만 제작비 부담이 너무 커 시청률 ‘대박’이 나도 적자를 피하기 힘든 구조 탓으로 알려진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스튜디오드래곤의 지난 2분기 매출액은 1371억원으로 1년 전보다 26% 줄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104억원으로 36% 감소했다. 올 3분기에는 적자 전망마저 나온다. 삼성증권은 올 3분기 스튜디오드래곤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91% 감소한 19억원에 그칠 것으로 봤다. 유진투자증권은 적자전환해 영업손실이 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때 10만원까지 갔던 주가는 최근 3만원 중반까지 곤두박질쳤다. 투자자 모두가 손실을 보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10월 17일 기준 스튜디오드래곤 손실 투자자 비율은 100%다. 투자자 1만8096명은 스튜디오드래곤을 평균 7만5919원에 매수해 40%가 넘는 손실을 기록 중이다. 이는 잇따라 흥행작을 내놓는 것에 비춰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대목이다. 스튜디오드래곤은 드라마 ‘눈물의 여왕’ ‘내 남편과 결혼해줘’를 비롯해 ‘엄마친구아들’ ‘정년이’까지 줄줄이 흥행작을 내놨던 터다.

시장에서는 K콘텐츠 산업에서 넷플릭스 등 플랫폼 업체 간 과잉·중복 투자된 영역을 중심으로 혹독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 드라마와 영화 등이 대표적이다. 주연 배우 몸값이 치솟아 시청률 ‘홈런’을 쳐도 이익을 내기 힘든 구조로 전락했단 지적이 비등하다. 가령, 올해 최대 흥행작 ‘눈물의 여왕’ 제작비는 편당 35억원으로 총 56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다. 스튜디오드래곤 3분기 실적에도 100억원 가까이 비용으로 반영돼 영업이익이 급감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와 지상파 3사 플랫폼 간 제작 경쟁에 불이 붙었고 돈이 넘쳐나자 수많은 PD, 작가들이 줄줄이 회사를 차리면서 제작 편수당 기업가치 얼마라는 식의 촌극이 빚어졌다”고 돌아봤다.

특히 최근 ‘흑백요리사’가 흥행 대박을 치면서 드라마와 K팝 일변도였던 K콘텐츠 투자 방향도 다변화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스타 배우들의 몸값은 정확한 시장 논리로 측정되지 않고 일종의 관행으로 형성됐지만, 한 번 올라간 고정비는 좀처럼 내려가기 힘든 구조”라며 “넷플릭스의 한국 투자 예산은 고정돼 있지만, 투자 방향이 다변화되면 과잉 투자된 영역에선 가파른 구조조정이 진행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 봤다.

[배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82호 (2024.10.30~2024.11.0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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