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총선백서 201일만 공개
“명품백·이종섭 정권심판론에 불”
“한동훈-대통령실 모두 대응실패”
특위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 보고한 백서에서 ▷불안정한 당정관계 ▷시스템 공천 및 비례대표 공천 문제 ▷전략 부재 ▷비효율적 조직 구성 및 운영 ▷여의도연구원 기능 부재 등을 22대 총선 패배 원인으로 꼽았다.
당정관계와 관련해 특위는 “이번 총선은 집권 2년차 여당으로서 선거를 치렀기 때문에 정치적 공동운명체인 정부의 국정운영 평가에 큰 영향을 받았다”며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호주대사 임명, 시민사회수석 발언 논란, 의대 정원 정책, 대파 논란 등 연이은 이슈가 정권심판론에 불을 붙였지만 당도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함께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총선을 열흘 앞두고 ‘의대 증원’ 관련 메시지를 낸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와 관련해서는 “후보자들 사이에서 ‘이제 끝났다’라는 절망이 팽배했고 민심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면서 그 어떤 선거운동도 백약이 무효라는 한탄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평가했다.
총선 공약 관련 당정 엇박자 사례도 도마 위에 올랐다. 특위는 “당과 지역구 후보들은 서울 편입을 외쳤으나 대통령이 용인을 방문해 ‘특례시 권한 강화’ 메시지를 발표(3월25일)하는 등 당정 불협화음으로 현장 혼란이 가중됐다”고 꼬집었다. 또 “총괄선대위원장은 민주당 경기도지사의 경기남북 분도 제안을 수용하면서 야당과 선명한 대립각을 세우지 못했다”고 했다.
7·23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진 올해 초 ‘김 여사 문자 논란’도 기록됐다. 특위는 “비대위원장과 대통령실 모두 적절한 대응에 실패했으며 총선 과정에서 원활하지 못했던 당정관계가 주요 패배 원인이었음을 다시 한번 구체적으로 확인해 줬다”고 진단했다.
‘시스템 공천’, ‘국민추천제’ 등 지역구·비례대표 공천 과정에 대한 지적도 컸다. 특위는 “현역의원 재배치 및 국민추천제가 선거에 미친 긍정적 효과는 미미했다”고 평가했다. 현역 재배치 지역구 6곳 중 당선 사례는 김태호(당시 3선·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양산을) 1명 뿐이다. 서병수(5선·부산 부산진갑→북구갑), 박진(4선·서울 강남을→서대문을), 조해진(3선·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김해을), 박성중(재선·서울 서초을→경기 부천을), 유경준(초선·서울 강남병→경기 화성정)이 모두 낙선했다.
특위는 “공천관리위의 비례대표 후보 면접 최종 심사결과 자료가 국민의미래 지도부 및 사무처 실무진과 공유되지 않았고 현재도 남아있지 않다”며 “심각한 절차적 하자로 시스템 공천이 이뤄졌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또 “특히 공천 신청을 하지 않은 후보가 당선 안정권에 배정된 점에 대해서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당시 현역 비례대표였던 김예지 의원이 재차 비례 공천 명단에 오른 점, 징계·형사처벌 전력 논란 인사가 공천된 점, 호남 인사와 사무처당직자 배려 부족 등의 이슈가 불거지며 이철규 공관위원이 항의 기자회견을 한 점 등도 우회적으로 거론됐다.
곽규택 의원이 이끈 공천평가소위는 ▷당헌·당규상 공천관리위원회 활동 시한 연장을 통한 ‘장기레이스형’ 공천 기구 구성 ▷심사 기준의 조기 확정 및 투명성 확보 ▷국민추천제 원점 재검토 ▷취약지역 비례대표 후보 추천 의무화 등을 개선점으로 제시했다.
이 밖에도 ‘집권여당의 유능함’을 강조하지 못한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 및 ‘개헌저지선 읍소’ 전략에 대한 비판도 백서에 담겼다.
조정훈 특위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몇 번 말하지만 우리는 총선에서 참패했다. 변명의 여지 없는 참패”라며 “우리는 하나가 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진 기자
soho09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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