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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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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호 부총리, 국회의장 면담 일방 취소…‘국회 무시’ 논란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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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28일 예정됐던 우원식 국회의장과의 면담을 ‘언론에 공개됐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석열 대통령도 22대 국회 개원식에 이어 예산안 시정연설까지 불참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정부의 ‘국회 무시’ 논란이 심화될 전망이다.

29일 국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부총리는 전날 오후 4시부터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우 의장을 접견해 의정 갈등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부총리는 국회의장 집무실 앞에 도착한 직후 취재진을 보고 다른 곳으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 의장은 이 부총리를 기다렸으나 그가 결국 들어오지 않아 접견은 불발됐다.

이 부총리 측은 이번 접견이 언론에 공개됐다는 점을 이유로 접견을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의장실 관계자는 교육부로부터 별도로 언론 비공개 요청을 받은 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의장실 측은 “국무위원과 의장의 접견 시에는 해당 국무위원의 요청이 있지 않은 이상 언론에 공개하는 것이 기본”이라며 유감의 뜻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번 접견 취소와 관련해 ‘이 부총리가 의정갈등 문제와 관련된 실책으로 언론의 지탄을 받았던 만큼 울렁증에 가까운 반응을 보인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앞서 이 부총리는 최근 국민의힘 의원들과의 연찬회 토론에서 의정갈등을 놓고 ‘6개월만 버티면 이긴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비판받은 바 있다.

국회를 무시하는 현 정부의 기조가 반영된 행태라는 지적도 나온다. 윤 대통령 역시 22대 국회가 출범한 이후 우 의장을 단 한 차례도 접견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국회 개원식에도 불참했는데, 이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이었다. 윤 대통령은 다음달 4일 예정된 예산안 시정연설에도 불참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다음 연도 예산안을 설명하고 국회의 협조를 구하는 예산안 시정연설은 과거 총리가 대독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2013년 이후에는 대통령이 직접 하는 게 관례로 이어져왔다.

윤 대통령이 시정연설까지 불참한다면 국회를 무시한 일방적 국정 운영에 대한 비판은 커질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브리핑에서 “예산안 처리를 위해 야당의 협조를 구해야 할 대통령으로서 이런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국정은 어찌되던 자리만 지키겠다’는 자세가 아닐 수 없다”라며 “국민과 국회에 대한 지독한 무시”라고 지적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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