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10.29 이태원참사 2주기 국회 추모제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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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명이 숨지고 195명이 다쳤던 이태원 참사 2주기인 29일. 참사 장소인 이태원 일대와 국회 등 서울시 곳곳에서 추모행사가 열렸다. 여의도 국회 안의 가로등과 가로수에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의미의 보라색 목도리가 걸렸고, 유가족은 매고 있던 보라색 목도리에 눈물을 훔쳤다.
이날 오전 11시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추모제에는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해 국회의원 60여 명과 이태원참사 유가족 120여 명 등이 참석했다. 국회가 사회적 재난으로 숨진 이들을 윈해 추모제를 주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인사말에서 “국가의 책임이 부재했던 시간”이라며 “기막힌 슬픔과 고통을 온몸으로 겪어낸 유족과 피해자에게 대한민국 국회를 대표해 사과드린다”고 말하고는 고개를 숙였다. 이어 “피해자 권리 보호, 진상 규명, 재발 방지 등 온갖 고난을 겪고 (이태원 특별)법에 새긴 당연한 요구는 이전과 다른 미래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은폐와 왜곡, 지연과 방해 없이 특조위(특별조사위원회)가 책임을 다하도록 국회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태원참사 2주기인 29일 오후 6시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기억과 안전의 길. 한 시민이 ‘혹여나 언제 어디서 새 생명으로 시작했다면, 처연한 국화 대신 축복과 환희와 축하의 나날이 이어지길. 늘 평온하길 바랍니다’는 글이 적힌 꽃다발 앞에 앉아 눈물을 흘렸다. 박종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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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조위는 철저한 진상 규명과 정파·정당으로부터 독립해 업무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송기춘 특조위 위원장은 경과 보고에서 “그날 밤 발생한 어처구니없는 참사와 관련해 왜 제대로 대비를 못했는지, 참사의 징후를 알고도 왜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는지, 누구에게 어떤 책임이 있는지 등 모든 의문점을 철저하게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어진 추모사에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보호하는 것이야말로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라며 “무고한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태원 참사가 국가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발생한 인재라는 증거가 차고 넘친다”며 “참사의 원인을 명명백백하게 밝혀내고 책임질 자들이 합당한 책임을 지도록 만드는 것이 국회의 소명이자 살아남은 우리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 책임자에 제때 책임을 묻지 않은 것에 대해 유족과 국민 앞에 겸허히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싶다”고 했다.
유가족은 이태원참사 피해자 등을 향한 2차 가해를 막아달라고 국회에 촉구했다. 이정민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이태원 참사로 고통 받았던 생존자와 목격자들, 이들도 사회의 따가운 시선과 2차 가해로 그 아픔을 감추고 자신을 드러내기를 주저하고 있다”며 “이런 사회가 결코 정상일 수는 없다. 정치가 역할을 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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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이태원 일대에서도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기억과 안전의 길’에선 위령제가 진행됐다. 길 한쪽에는 국화, 술병을 비롯해 추모의 글이 적힌 종이 등이 놓였다. 한 시민은 ‘혹여나 언제 어디서 새 생명으로 시작했다면, 처연한 국화 대신 축복과 환희와 축하의 나날이 이어지길. 늘 평온하길 바랍니다’는 글이 적힌 꽃다발 앞에 앉아 눈물을 흘렸다. 오후 6시34분에는 이태원참사 작가기록단이 ‘이태원참사 2주기를 기억하는 행동독서회’를 열었다. 시민 10여명은 30분간 이태원참사 관련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눴다.
녹사평역 사거리 광장에선 이태원참사 시민대책회의 피해자권리위가 오후 7시부터 희생자에 대한 추모 편지를 읽는 낭독문화제 ‘닿을 수 있다면’을 진행했다. 이 행사에는 시민과 유가족·생존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낭독자로 나선 한 시민은 “애도하고 추모하는 방식을 깊이 생각해도 답을 찾지 못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시민들이 읽은 애도의 글은 지난 2년간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시청 앞 분향소 등에 남겨진 내용이다.
박종서 기자 park.jongsu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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