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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0 (수)

[기자수첩]'밸류업 모범생' 금융주, 당국도 응원해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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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이 KB금융지주에게 밸류업 기초부터 배워야한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지난 24일 KB금융이 발표한 밸류업 방안에 대해 내놓은 논평이다. 시장도 반응했다. 밸류업 방안이 발표된 다음날 KB금융 주가는 처음으로 10만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10월말 5만110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주가가 2배 가까이 오른셈이다.

KB금융의 밸류업 방안은 파격적이다. 연말 CET1(보통주자본)비율 13%를 넘는 잉여자본을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에 쓰고, 누적되는 자본으로 연중 CET1비율이 13.5% 넘어서면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을 하는 방식이다. KB금융의 지난 3분기 말 CET1비율은 13.85%로 이 수준이 연말까지 유지되면 이론적으로 약 2조9000억원의 주주환원이 가능하다. 순이익 규모에 따라 주주환원율이 50%에 육박할 수 있다.

하나금융도 2027년까지 주주환원율 50%를 달성하겠다는 밸류업 방안을 29일 공시했다. 3분기까지 소각한 3000억월 포함해 올해 총 4500억원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 2분기 밸류업 방안을 발표한 신한금융은 내년 초까지 총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추진하는 밸류업 프로그램에 주요 금융지주가 모범생의 역할을 하고 있지만 속이 편하지만은 않다. 감독당국의 눈치를 봐야 해서다. 건전성을 충분히 지킬 수 있는 선에서 주주환원 정책을 세웠지만 은행의 건전성을 감독하는 쪽에선 탐탁지 않게 본다는 것이다. 연말마다 배당 규모 등을 놓고 감독당국과 금융지주가 줄다리기하는 것은 해묵은 이야기다.

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해외 투자자를 만나면 주식 수에 대한 지적이 많다"며 "기회가 될 때마다 감독당국에 자사주 매입·소각의 필요성을 말한다"고 했다. 또 다른 금융지주 관계자도 "자사주 매입소각을 지난해보다 늘리기 것을 처음에 감독당국이 부정적으로 봐서 한참을 설득해야 했다"고 전했다.

한국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상장사의 적극적인 밸류업이 필수다. 그리고 금융지주가 앞장서고 있다. 감독당국도 좀 더 열린 마음으로 지원해 줄 필요가 있다. 건전성을 지나치게 해치지 않는다면 주주환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방침이나 정책에는 좀 더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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