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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 앞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대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10.21/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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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0일 취임 100일을 맞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행보를 두고 평가가 엇갈린다. 수직적 당정관계를 극복하기 위한 도전에 나서면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아쉬운 정치력으로 당내 내홍이 증폭되고 집권여당 대표로서 정권을 적절하게 뒷받침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29일 여권에 따르면 한 대표는 30일 국회에서 당대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갖는다. '강강약약 보수'(강자에겐 강하고 약자에겐 약한 보수), 외연확장 등을 키워드로 변화와 쇄신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가 최근 강조하고 있는 '강강약약'은 기득권을 타파해 개혁을 이루면서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책을 펴겠단 의미를 담고 있다. 한 대표는 전날(28일) 당 격차해소특위와 서울 동작구 서울가족플라자에서 현장 방문 간담회에서 "보수당은 '강약약강' 이미지가 있다. 기득권을 지키고 성장만 말하는 것인데, 우리는 그렇지 않다. 보수는 사회와 공동체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했다.
한 대표는 지난 7월23일 전당대회에서 62.84%란 압도적 득표율로 당선됐다. 4·10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비상대책위원장에서 물러난 지 약 100일 만에 정치 전면에 화려하게 복귀한 것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신임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23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인요한, 김민전, 장동혁 최고위원, 한 대표, 김재원, 진종오 최고위원,2024.7.23/사진=뉴스1 /사진=(고양=뉴스1) 이광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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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표는 지난 100일간 줄곧 변화와 쇄신을 강조해왔다. 당정관계에선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이어왔다. 먼저 지도부 구성에 있어 친윤(친 윤석열)계인 정점식 정책위의장 교체 여부를 놓고 긴 시간 신경전을 벌이다 결국 교체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복권에 이례적으로 반대 입장을 내자 대통령실이 "대통령 고유 권한"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회동을 둘러싼 신경전도 이어졌다. 한 대표는 취임 직후인 지난 7월24일 여당 대표 자격으론 처음으로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 대통령과 만찬을 가졌다. 당시 윤 대통령은 맥주로, 한 대표는 콜라로 러브샷을 나누고 화합을 나눴다.
그러나 의정갈등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한 대표가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유예'를 대통령실에 요구하면서 갈등이 불거진 끝에 예정됐던 만찬이 돌연 연기되기도 했다. 한 대표는 이후 '여야의정 협의체'를 제시하며 의정갈등 해결사로 나섰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진 못했다.
9월로 연기된 만찬에선 한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독대'를 제안하면서 또다시 신경전이 벌어졌다. 윤 대통령은 독대를 수용하지 않았고, 만찬에서 의대증원 등 당면한 현안은 거의 다뤄지지 않았다. 이후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이후 한동훈 공격사주 의혹을 받는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과 명태균씨 논란이 잇따라 터졌고,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까지 제기되며 여권이 위기에 휩싸였다.
한-아세안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르는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1일(현지시각) 라오스 비엔티안 왓타이 국제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탑승하며 환송 인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10.11. /사진=뉴시스 /사진=최진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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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표는 대통령실 인적쇄신과 김 여사의 공개활동 중단 등 3대 요구를 제안했지만,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 한 대표와의 면담에서 이를 사실상 수용하지 않았다. 이날 면담에 윤 대통령이 추경호 원내대표를 초대한 사실이 알려지고, 특별감찰관 임명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면서 친한·친윤계 대립이 심화하고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한 대표의 100일은 B학점 정도"라며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 문제로 우왕좌왕하며 점수 잃고 의료계 저항 때문에 여야의정 협의체가 성과를 얻지 못했다. 그런데 재보궐 선거는 성공적으로 치렀고, 특별감찰관 도입을 당 쇄신과 연결시키면서 당내 리더십을 어느 정도 회복하고 있다"고 총평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한동훈 대표는 고리타분한 당내 분위기를 일소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격차해소, 금융투자소득세 등 의제를 선점하고 정책공약을 제시하거나 대통령에게 할 말을 하는 건 분명한 새로운 바람"이라고 평했다. 이어 "다만 집권여당이 안정적으로 윤석열 정부를 뒷받침하고 있느냐를 보면 그건 낙제점이다. 오히려 한 대표가 정권의 위기를 부추기는 측면이 많다"고 했다.
여당 대표라는 특수한 위치를 감안해서 평가해야 한단 의견도 나온다. 김상일 정치평론가는 "기본적으로 용기 있는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젠 충분한 정치력과 '국민 눈높이, 민심'에 대한 진정성과 신뢰성을 검증받을 단계에 와있다"고 했다.
김 평론가는 "여당 대표라는 위치는 굉장히 애매하다. 자기 생각대로 비판할 수 있는 위치도 아니고 행정부를 통해 일을 해나가야 한다"며 "한 대표가 김건희 여사에 대해 2선 후퇴를 얘기한 것은 김 여사의 권력을 감안할 때 정동영 의원의 '정풍운동'과 맞먹는 평가를 해야 할 일"이라고 분석했다. 정동영 의원의 정풍운동은 제16대 국회(2000-2004년) 시절 정동영, 천정배, 신기남 당시 의원등이 동교동계를 상대로 벌인 새천년민주당 내 개혁 운동을 말한다.
향후 김건희·채상병 쌍특검법을 어떻게 다룰지가 한 대표 리더십의 분수령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박 평론가는 "특검법안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는데 만일 통과된다면 여당은 두 쪽으로 갈라질 가능성이 높다. 이를 막아낼 수 있느냐가 시험대일 것"이라고 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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